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수배를 받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가 SNS를 통해 도주설을 거듭 부인했다.
권 대표는 27일 트위터에 “이미 말했듯 숨으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as I said I’m making zero effort to hide)”고 적었다.
그는 “산책도 하고 쇼핑몰도 간다”며 “지난 몇 주간 누구도 나를 찾아온 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인터폴이 권 대표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적색수배는 외국에 있는 체포 대상의 신병 확보 시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최고 수준의 국제 수배령이다.
지난 5월 10일 권 대표의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루나(LUNC)는 자매 코인이자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가 기준 가격인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가치가 99.99% 폭락했다. 루나·테라USD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들은 400억 달러(한화 약 57조 원)가량의 손실을 봤다.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권 대표 등을 사기·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한 뒤, 검찰은 지난 7월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이달 중순께 권 대표의 소재 확인, 신병확보를 위해 그를 포함한 6명의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 외국 국적자 1명을 제외한 5명에 대해선 외교부에 여권 무효화 조치도 요청했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권 대표가 협조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출석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는 등 상황을 고려할 때 검찰은 권 대표가 도주한 게 명백하다는 입장이다. 권 대표는 지난 18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도주 중이 아니다. 소통에 관심을 보인 정부기관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숨길 게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권 대표의 소재지는 특정되지 않았다. 그는 애초 싱가포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싱가포르 경찰은 지난 17일 “권 대표가 자국 내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