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박진 해임건의안 본회의 단독 처리…尹 거부권 행사할 듯

입력 2022-09-2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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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원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해임 건의안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결정됐다. 역대 7번째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 통과이자, 윤석열 정부 들어 첫 해임 건의안 가결이다.

이날 해임 건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만 무기명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재석 의원 170명 중 168명 찬성, 반대 1표, 기권 1표로 통과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표결에 불참했다.

해임 건의안은 박 장관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외교가 아무런 성과도 없이 국격 손상과 국익 훼손이라는 전대미문의 외교적 참사로 끝난 데 대해 주무 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7일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해임 건의안에 반대하며 표결 전 단체로 퇴장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만 표결에 참여했다. 6석의 정의당은 윤 대통령의 사과가 우선이라며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해임 건의안 가결 직후 논평에서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돼야 하는 국회가 '정부 발목 꺾기'에만 집착하는 민주당의 폭거로 또다시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주장하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 사유는 그 어디에도 합당한 이유라곤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욕설만 남은 외교참사를 막지 못한 것도, 대통령이 빈손으로 돌아오도록 한 무능도 모두 박진 장관과 외교라인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오늘에 이른 무능한 외교를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박진 장관 해임 건의안을 수용하고 대통령실 외교라인 역시 즉각 쇄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통과된 국무위원 해임 건의안은 총 6건이다. 이 중 5명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최근인 2016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경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자리를 지켰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출근길 문답에서 “박진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갖춘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며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해임 건의안에 부정적 견해를 내비친 바 있다.

다만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강제력이 없다. 이 때문에 박 장관을 감싸고 있는 윤 대통령은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 역시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거취는 임명권자 뜻에 따르겠다”고 말해 자진 사의를 표명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당장 10월 초 국정감사와 이어지는 예산 정국에서 양측이 강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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