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새 경매건수 25% 급감…부동산도 24%↓
대금 납부 물건 비중 58%…땅-아파트 ‘인기’
우리나라에서 한해 이뤄지는 법원 경매 사건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여파로 법정 휴정일이 많아 경매 실적이 급감했음에도 ‘부동산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30일 대법원이 공개한 ‘2022년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경매사건 가운데 부동산 물건 비중은 78.7%에 달했다. 작년 전체 경매사건 접수건수 7만8885건 중 6만2116건(78.7%)으로, 경매 접수된 10건 중 8개가 부동산인 셈이다.
다음은 자동차‧건설기계로 18.6%(1만4682건)를 차지했다. 선박은 0.6%(468건)에 불과했다.
경매 부동산 물건 비중은 2020년 79.1%와 비교하면 0.4%포인트(p) 낮아졌지만 2019년 78.0%, 2018년 75.7% 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2020년 연간 경매사건 접수건수 9만2788건, 부동산 물건 7만3403건(79.1%) △2019년 경매 접수 10만4418건, 부동산 8만1408건(78.0%)과 견주면 코로나19 전후로 2년 새 경매 접수 건수 및 부동산 물건이 각각 24.5%, 23.7% 크게 줄었음에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비중은 높았다.
실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의 경우 정부 권고에 따라 대부분 법원이 문을 닫아 서울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가 10건에 그치기도 했다.
지난해 경매사건 부동산 매각건수는 3만5773건으로, 경매 접수된 부동산 6만2116건 중 실제로 팔린 물건 비율은 57.6%에 이른다.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치다. 이 중 대지‧임야‧전답이 1만3358건(37.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아파트는 1만209건(28.5%)으로 뒤를 이었다. 연립‧다세대‧빌라 5560건(15.5%), 상가‧오피스텔‧근린시설 4348건(12.2%), 단독‧다가구 2298건(6.4%) 순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법원 경매 실적은 코로나19 이전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경매 물건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법원 경매 전문업체 굿옥션의 올해 8월 월간 매각 통계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는 84건으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최저치를 기록한 2020년 3월에 비해 8배가 넘는다.
박일경 기자 e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