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차 등 경쟁사 미국 판매 부진과 환차익 효과 톡톡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쟁사가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는 데다 달러 강세가 지속하면서 현대차와 기아가 환차익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투자업계는 분석했다.
5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는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돈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조 원과 2조8500억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무려 79%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기아 역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기아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조1000억 원과 2조2000억 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와 66% 수준 향상된 규모다.
현대차그룹의 3분기 약진에는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맞물렸다. 먼저 토요타와 혼다·닛산 등 일본 경쟁사들이 3분기까지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겪었다. 양측이 동일하게 경쟁 중인 미국시장을 따져봐도 분위기는 확연하게 다르다. 지난 3분기 현대차(+3.1%)와 기아(+4.4%)가 전년 대비 판매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일본 토요타(-7%)와 혼다(-36%)·닛산(-23%) 등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무엇보다 강달러 기조가 현대차그룹 3분기 약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여 만에 1400원을 돌파하면서 이종 통화 대비로도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 중이다.
이는 올해 2분기(영업이익 기준) 대비 약 2800억 원의 긍정적 환율 효과를 끌어낸 것으로 투자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달러화 강세가 지속하는 만큼, 당분간 내수 판매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큰 해외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4분기 실적은 마냥 낙관할 수 없다. 일본 경쟁사의 4분기 반도체 수급이 개선세로 돌아서는 한편, 현대차그룹이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일부 생산 차질을 겪어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기아 광명공장은 9월부터 첫 대형 SUV 전기차 EV9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조정에 나선다. 4분기에도 일부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낮은 재고 수준과 꾸준한 신차 대기수요, 우호적인 환율 조건 등으로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 중”이라며 “금리인상과 유럽시장 경기 위축, 미국 IRA 여파 확대 등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