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성수기, 카타르 월드컵 겹치면서 TV 수요 ↑
이미 지속된 공급과잉…“즉각적인 반등은 어려울 듯”
연말 성수기와 월드컵 특수가 맞물리면서 15개월간 이어지던 TV 패널 가격의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공급과잉이 이어져 온 만큼 단기간에 오름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6일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이달 TV 패널 가격이 이달 하락세를 멈출 것으로 전망됐다.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7월 이후 5분기 연속 품목을 막론하고 떨어져 왔다.
트랜드포스는 “엄격하게 통제된 가동률과 소폭 증가한 수요의 영향으로 TV 패널 가격은 10월부터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LCD TV 패널 가격은 32인치부터 75인치까지 모든 사이즈의 가격이 전월 대비 동결됐다. △32인치 26달러 △43인치 55달러 △55인치 95달러 △65인치 121달러 △75인치 198달러다.
TV 패널 가격이 동결된 것은 업계의 성수기와 월드컵 특수가 맞물리면서 TV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TV 업계에서는 4분기를 전통적 성수기로 본다. 10월 할로윈, 11월 블랙프라이데이, 12월 크리스마스 연휴 등 쇼핑 대목이 줄지어 예정돼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4분기 국내 가전업계의 매출은 다른 분기와 비교해 최대 30%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달 20일 개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도 호재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스포츠 경기를 생생하게 시청하기 위해 크고 화질 좋은 TV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난다.
지난 2018년 6월 당시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면서 당해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전년과 비교해 7.9%(5060만대) 증가했다. 한 해 가장 많은 TV가 판매됐던 2014년 역시 브라질 월드컵이 개최된 해다.
여기에 TV 패널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주요 패널 제조업체들이 감산계획을 실행하면서 재고가 조정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업체들은 LCD 패널을 중심으로 감산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TV용 LCD 패널 생산량을 상반기 대비 10~20% 줄이면서 생산라인 가동률을 조절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역시 상반기와 비교해 하반기 TV용 LCD 패널 생산량을 25% 줄인 바 있다.
이러한 호재에도 TV 패널 가격이 오름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TV 수요가 줄면서, 이미 공급 과잉이 지속해온 탓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요의 발현과 함께 패널 가격은 4분기부터 하향 안정화 구간에 진입할 것”이라면서도 “즉각적인 반등은 어려운 상황에서 보합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