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철강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철강 판매가격과 원재료 사이의 가격 차이가 큰 폭으로 좁혀졌다. 나아가 생산원가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도 인상이 예고됐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년여간 호황이 이어졌던 철강업계의 ‘슈퍼사이클’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철근과 도금 컬러를 비롯한 주요 철강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먼저 10월 들어 철근 가격이 2만6000원가량 올랐다. 도금 컬러 가격 역시 5만~10만 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말부터 열연 가격 역시 8월 대비 20% 수준 오르는 한편, 스테인리스강도 전월보다 10~15%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의 인상은 곧 완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원자재 유통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여전히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기업이 가격을 올리진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철강 원자재 가격 상승 원인과 관련해 “철강재(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데에는 가수요가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최종 판매가격이 높은 변동이 없는 상황을 두고 철강업계는 지난 2년여 동안 이어져 온 슈퍼사이클이 내림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자재 가격 대비 완제품 판매가격이 높았던 시절이다.
최근 대내외적 요인(환율, 공급망 문제 등)과 더불어 변동비(전력비, 유가, LNG 등)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추세여서 철강 완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부터 국제 천연가스(LNG) 가격 폭등으로 연료비 부담이 많이 늘어난 것은 물론 올해 들어 전기요금도 꾸준히 인상되면서 원자재는 물론 가공에 필요한 생산 원가도 상승 중이다.
앞서 정부와 한국전력은 이달부터 모든 소비자의 전기요금을 1kWh당 2.5원 인상하고,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 가운데 대용량 수요처를 대상으로 요금을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7038GWh의 전기를 사용한 현대제철은 전기요금으로 1168억 원을 더 내야 할 상황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가전 등 수요산업도 위축되는 건 마찬가지라 미래를 보장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약 2년간 이어져 온 슈퍼사이클이 점차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년 기준이라면 사실 계절적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올해 초까지 철강 가격이 워낙 강세를 유지한 탓에 수요 둔화가 더 체감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생산원가가 판매가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 결국, 최종 판매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판가에 반영을 못 하면 수익성은 계속해서 저하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