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목, 올해 시가총액 3분의 1토막…카카오 하루만 1.7조 증발
“잔고가 반토막 났다. 바닥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국민주'로 불리는 카카오 3형제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3종목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또 경신하면서 총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65조원 증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는 전일 대비 3900원(7.12%) 내린 5만900원으로 거래를 마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5만4500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지 이틀만이다.
낙폭도 올해 들어 가장 컸다. 이날 카카오는 장중 저점 기준 5만500원까지 떨어지면서 기존 52주 신저가(5만3900원)도 크게 하회한 후 소폭 올랐다.
카카오뱅크(-9.38%), 카카오페이(-14.41%)도 기록적인 급락세를 나타내며 나란히 52주신저가를 새로 썼다. 카카오뱅크는 1만8350원, 카카오페이는 4만100원까지 하락, 저가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 3형제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 3분의 1토막 났다.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전체 시가총액은 올해 초 102조4016억원에서 36조7316억원으로 64.1%(65조6700억원) 줄었다.
카카오는 올해 초 시총 51조424억원에서 22조6668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카카오는 이날 하루만에 전날 24억4030억원에서 1조7362억원 증발했다. 시총 순위도 6위에서 12위로 추락했다. 카카오 뱅크는 올초 28조819억원에서 8조7462억원으로 감소, 국내 증시 시총 순위 11위에서 40위로 밀려났다. 카카오페이는 올초 23조2773억원에서 5조3184조원으로 쪼그라들며 올초 15위에서 53위로 주저 앉았다.
카카오3형제의 주가가 지하실을 뚫고 내려가는 와중에도 저점매수 ‘뭍타기’에 나선 개미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수준까지 내몰렸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카카오 주식 2조343억원 순매수하며 삼전, 네이버 이어 3번째로 많이 사들인 상황이다. 카카오뱅크(1조966억원)는 순매수 7위, 카카오페이(4298억원)도 순매수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주가 폭락에 투매에 나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물량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긴 형국이다. 외인은 올해 들어 카카오 주식을 1조4245억원 어치 사들였다. 국내 주식 순매수 상위 5위 규모다. 카카오뱅크는 순매수 6위(7979억원), 카카오페이는 순매수 12위(3724억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의 목표주가 줄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달 새 카카오에 대해 목표주가를 낸 증권사 총 4곳이 모두 하향 의견을 냈다. 현대차증권은 적정주가를 기존 10만4000원서 9만원으로 낮춰잡았다. IBK투자증권도 11만원에서 9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삼성증권(11만원서→9만원), 한화투자증권(11만5000원→11만원)도 눈높이를 낮췄다. 이날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에 대해 목표주가를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매도’의견을 유지하기도 했다.
성장주로 분류되는 카카오가 미래 가치를 선반영해온 만큼 금리 인상의 여파로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데다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락, 오버행 물량 출회, 부진한 플랫폼 수익 흐름 등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익 성장률이 회복하면서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할 거란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카카오의 실적은 매출액 1조8931억원, 영업이익 192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7%, 14.4% 증가할 전망”이라며 “외형을 컨센서스를 3% 하회하나 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웹툰, K-POP, 드라마 및 영화 등 콘텐츠 사업에서의 글로벌 성과가 주가 반등의 동인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가 공동 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이 흥행에 성공했고, 해외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웹툰도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