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노조가 부분 파업에 돌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측과 13차례 진행한 본교섭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에 걸쳐 사측과 단협 본교섭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됨에 따라, 이날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고 부분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에는 2시간, 14일에는 4시간 단축 근무를 하는 방식으로 부분 파업을 실시한다. 생산 특근도 거부하기로 했다.
기아차 노사는 1998년에 현대차 그룹으로 인수된 뒤 처음으로 지난해 2년 연속 무분규로 교섭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쟁대위 결정에 따라 파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노사는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200%와 400만 원 등이 담긴 임금협상 잠정협의안을 타결시켰으나, 단체협상은 노조 과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단체협상에서의 주된 논쟁 사항은 25년 이상 근무한 뒤 퇴직한 직원에게 제공하던 차량 구매 할인 혜택의 연한과 할인 폭 조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측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혜택을 만 75세까지로 제한하는 안을 제시했다. 해당 제도는 원래 2년에 한 번씩 신차 구매 시 30%의 할인 혜택을 평생 제공하는 것이었다. 사측이 지난 7일 제안한 3차 추가 제시안에는 혜택 연한 감축을 2026년까지 유예하는 안과 함께 휴가비 인상, 주거지원금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지만, 노조 측이 이를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안을 제시하며 교섭을 파행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이어진다면 총파업 투쟁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