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눈·날씨·시간 자유자재…SKT, ‘버추얼 스튜디오’로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 전환

6월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팀스튜디오’ 오픈
엑스온스튜디오, 미디어엘, 두리번과 컨소시엄 구성
LED월 스테이지 활용해 실제와 같은 그래픽 만들어
“미래 미디어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

▲팀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는 모습(위)과 촬영된 콘텐츠가 TV를 통해 방송되는 모습.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지만 화면에서는 실제 숲 속에서 촬영된 것처럼 보인다. (조성준 기자 tiatio@)

겨울 분위기를 내고 싶으면 눈을 내린다. 비오는 날씨를 원하는 비를 내린다. 밤을 원하면 달을, 낮을 원하면 태양을 띄운다. 야외 촬영의 경우 날씨와 시간경과 등에 따라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버추얼 스튜디오에서는 원하는 배경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어 원활한 촬영을 돕는다.

SK텔레콤이 LED월(Wall) 기반 미디어 콘텐츠 제작소 ‘팀스튜디오’를 통해 국내 주요 버추얼 프로덕션 업체 3곳과 손잡고 미디어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SKT는 12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팀스튜디오 프레스 투어를 열고 버추얼 콘텐츠 제작 시연과 향후 전략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김혁 SKT 미디어지원담당은 “한때는 LED월 크기가 중요한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카메라에 담기는 영상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경쟁자보다 뒤지지 않도록 전문기업 연합체로 구성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김혁 SKT 미디어지원담당이 팀스튜디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조성준 기자 tiatio@)

팀스튜디오에서는 볼륨스테이지와 XR스테이지 등 2개의 대형 LED 월 스테이지를 활용해 실제와 같은 수준의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연출할 수 있다. 과거에는 녹색 배경의 스튜디오에서 크로마키 합성 방식으로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들은 녹색 배경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자신의 상상력만으로 연기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반지의 제왕에서 간달프를 연기한 이안 맥켈런은 촬영 당시 배경이 없어 몰입하기 힘들었다며 촬영 당시 어려웠던 점을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팀 스튜디오에서는 배경을 자유롭게 변경해 배우들의 촬영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촬영물의 후반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 제작 트렌드를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 설립된 팀스튜디오는 설립 기획 단계부터 국내외 여러 스튜디오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두고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과 관련된 대표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팀스튜디오에서 촬영하고 있는 모습(위)과 촬영된 콘텐츠가 TV를 통해 방송되는 모습. 스튜디오에서 촬영했지만 화면에서는 실제 야외 건물에서 촬영된 것처럼 보인다. (조성준 기자 tiatio@)

SKT와 협력에 나선 업체는 2020년 LED월 스튜디오를 개관한 ‘엑스온스튜디오’, 최근 개봉한 영화 ‘한산:용의출현’ 제작에 참여해 시각 특수효과 기술력을 입증 받은 ‘미디어엘’, 자체 기술로 개발한 리얼타임 콘텐츠 솔루션 ‘아이튜버’로 주목받고 있는 ‘두리번’ 등 세 곳이다.

우선 엑스온스튜디오는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기업으로써 보유한 LED월 스튜디오 운영 솔루션과 기술 노하우를 팀스튜디오에 제공한다. 엑스온스튜디오가 운영 중인 버추얼 스튜디오는 국내 최초 LED월 기반으로 설립되어 현재까지 80여편 이상의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디어엘은 8K 초고화질 영상 제작 기술을 통한 다양한 뉴미디어 컨텐츠 제작 노하우를 기반으로 팀스튜디오의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담당함과 동시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할을 수행한다. 지금까지 다수의 영화(한산:용의 출현, 외계인1부 등)와 드라마(홍천기, 우리들의 블루스, 왜 오수재인가, 신병 등) 제작에 참여했다.

두리번은 자체 개발한 아이튜버(I-TUBER) 솔루션을 활용해 실감 미디어 기반의 웨비나, 컨퍼런스 등 고객 맞춤형 가상 프로젝트를 전담한다. 아이튜버는 제한된 오프라인 공간을 XR기술과 결합해 최대 200명까지 라이브로 참여할 수 있는 가상공간을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팀스튜디오는 각 기업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과 콘텐츠 제작 노하우에 SKT의 ICT 인프라를 결합했다. 앞으로는 SK텔레콤의 혼합현실 제작 시설 ‘점프 스튜디오’와도 연결해 미디어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김혁 SKT 미디어지원담당은 “미래 콘텐츠 제작산업의 패러다임을 리드하기 위해 협력하는 기업을 더 확장할 계획”이라며 “웹툰과 웹소설 연예기획사, 영화와 드라마 광고제작사 등 전략적 파트너십 대상 등을 통해 버추얼 스튜디오의 시스템을 탄탄하게 확장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