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롤타워 재개ㆍ회장 승진 촉각
이 부회장, 준법 경영 의지 재확인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뉴삼성’ 가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기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 위원들과 첫 대면을 했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그룹 콘트롤타워 설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여부도 관심을 끈다.
이 부회장은 12일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찬희 위원장 등 준법위 위원들과의 약 1시간가량 면담에서 “지난 2020년 대국민 발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준법위 위원들과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 논의하고 옛 삼성미래전략실과 같은 콘트롤타워 재건에 관한 얘기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020년 5월 대국민발표를 통해 4세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며 오너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했었다. 이에 따라 이사회와 전문 경영인 중심의 경영 체제 구축을 위한 콘트롤타워 필요성이 크다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이찬희 준법위 위원장도 연초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부터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 도약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또 이 위원장은 이 부회장의 사면 복권 직후 회의에서도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계에선 그룹 콘트롤타워가 재건되면 방대한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그룹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미전실)은 지난 2017년 해체됐다. 이후 △사업지원(삼성전자) △금융경쟁력 제고(삼성생명)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의 TF(전담조직)로 운영되고 있다.
준법위 위원들은 이 부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사내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서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위원회의 활동 방향인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준법경영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노동인권 보호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 준법위의 독립적인 운영에도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맞춰 회장에 취임할 것으로 관측한다. 사장단 정기 인사가 있는 12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도 내년 3월 이사회와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등기 임원에 오르면서 회장 직함을 받는 방안도 제기된다.
지난달 21일 이 부회장은 중남미와 영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연내 회장 승진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회사가 잘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