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3년만에…미국 내 중국산 통신장비 점유율 절반 이하 ‘뚝’

입력 2022-10-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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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19년부터 공급망·동맹·안보 관점 중국 견제
중국산 통신장비 美 점유율 49.2%에서 19.0%로↓
우리 기업 반사이익은 없지만 진출 기회는 커져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 조치로 미국 내 중국산 통신장비의 점유율이 2018년 49.2%에서 올 상반기 19.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한국무역협회)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로 미국 내 중국산 통신장비의 점유율이 절반 이하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미국 주도의 신(新)통상체제와 통신(5G) 산업 : 통상(通常)적이지 않은 통상(通商) Part 1’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본격화한 미국의 대중 제재와 국제공조로 통신장비 분야 중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과 세계 시장 점유율이 모두 하락했다.

지난 몇 년간 미국은 공급망·동맹·안보의 관점에서 자국 산업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산업 분야가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미국은 4차 산업혁명 인프라 확보와 안보 리스크를 이유로 5G 산업에서 중국에 전방위적 제재를 했다. 핵심 대상은 중국의 대표 IT 기업인 화웨이다.

이로 인해 2018년 49.2%에 달한 중국산 통신장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19.0%까지 떨어졌다. 다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18년 44.7%에서 지난해 39.2%로 하락 폭이 작었다.

직접적인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를 받은 중국 화웨이는 2019년 스마트폰 출하량 17.6%로 세계 2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순위 밖 기타(3%)로 밀려났다.

보고서는 미국의 제재가 우리 기업들의 반사이익으로 돌아오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해외 진출 기회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제재로 인한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 급감의 반사이익은 샤오미, 오포 등 다른 중국 기업과 애플에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국의 점유율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베트남 통신장비가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해, 2012년 1% 이하였던 베트남산 비중은 2022년 상반기 20.1%까지 증가하며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1위 수입대상국이 됐다.

한국의 통신장비 수출은 2015년 13억7000만 달러 규모에서 2019년 7억7000만 달러까지 줄었으나, 이후 증가세로 돌아서며 지난해 10억 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국내 통신장비 1차 대형 벤더인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인도,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으로부터 수주가 늘고 있다. 에릭슨, 노키아와 같은 해외 대형 벤더가 중국 리스크를 피하고자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납품을 의뢰하는 등 우리 기업 전반의 해외 진출 기회가 커지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통상(通常)적이지 않은 통상(通商)질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통신(5G) 분야도 그중 하나”라며 “우리 기업이 실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통신장비·부품의 수출 기회를 최대한 확보하고 스마트폰의 경우 경쟁우위 요소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패권 확보를 위한 통상질서 재편 움직임이 앞으로 반도체,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핵심 첨단산업 분야에서 벌어질 통상 이슈를 예의주시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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