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 코로나 등 안보 위험 요소 많아진 탓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개막하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경제 성장보다 국가 안보의 위상을 높이는 역사적인 정책 변화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당대회에서 2002년 제16차 당대회부터 공식 슬로건으로 채택된 ‘발전 우선’을 철회하고, ‘발전과 안보의 균형’ 슬로건을 내걸 가능성이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했다.
발전 우선은 2002년 장쩌민부터 후진타오 전 주석도 강조해온 슬로건으로 경제 발전을 당의 최우선 과제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2020년부터 미국과의 경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등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과 안보의 균형을 강조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때부터 미‧중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고,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2020년부터 발전과 안보 균형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발전과 안보 균형 슬로건은 지난해 11월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에서 채택된 공산당 제3차 역사결의 전문에 3번이나 쓰이기도 했다. 발전 우선은 한 차례도 쓰이지 않았다.
역사결의는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다.
이 외에도 여러 법률에서 발전과 안보 균형 슬로건이 쓰인 것은 이번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슬로건을 바꿀 것이라는 신호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하워드 왕 미 싱크탱크 랜드코퍼레이션 중국 정책 전문가는 “안보에 초점을 맞춘 슬로건은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더라도 이를 감내하려는 것임을 시사한다”며 “기술 기업을 규제하고 코로나19 확산에 무관용 대응을 보인 것은 안보를 위해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감수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에선 발전과 안보 균형으로의 슬로건 교체가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불평등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