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배양ㆍ한식 산업화 앞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남다른 스타트업 사랑은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내정된 후 첫 행보로 청년 벤처인들을 만난 것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스타트업과 소통해 대한상의 활동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계에서 최 회장은 인수·합병(M&A) 분야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5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해 주력 계열사로 입지를 굳힌 데 이어 지속해서 M&A를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SK그룹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을 분할애 투자 전문 지주회사인 ‘SK스퀘어’를 만들었다.
이외에도 지주사인 SK 역시 지난해만 30여 개에 가까운 회사 주요 지분을 인수했는데, 인수지분 값은 대부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수준의 ‘대형 딜’이었지만 수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 수준의 스타트업 지분인수 계약도 여럿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 SK그룹은 전동 휠체어 보조 장치를 만드는 ‘토드웍스’는 출범 1년 만인 2017년 SK행복나눔재단을 통해 3억 원의 시드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 SK는 지난해 20억 원을 추가 투자해 사업 확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또, SK는 가정용 수질 센서를 개발한 더웨이브톡에 20억 원, 애플리케이션 구현 솔루션 전문 회사 투라인코드에도 25억 원 등을 투자했다.
최 회장은 올해 중순 개인 SNS에 미국 출장 중 방문한 ‘와일드타입’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와일드타입은 심혈관내과 전문의들이 공동창업한 회사로 세포배양 연어를 만드는 회사다. 그는 와일드타입에서 만든 세포배양 연어로 만든 롤과 초밥을 시식하기도 했다.
눈길이 가는 점은 최 회장의 차녀도 미국에서 스타트업 자문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의 차녀 민정 씨는 올해 초 SK하이닉스를 휴직하고 미국 원격 의료 스타트업 ‘던’에서 무보수 자문역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한식 산업화’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미국 뉴욕 퓨전 한식집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의 주유엔 대사들을 상대로 ‘한국의 밤’ 행사를 열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자리였다.
또,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식산업화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며 “방송을 보고 국민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직접 들려주면 함께 힘을 모아 한식산업화 목표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지난 14일까지 한식 산업화 관련 아이디어를 공모해 대한상의와 기업들이 해당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방법을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