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푸르밀 직원이 ‘가나초코최애’란 아이디로 글을 올렸다. 이 커뮤니티는 회사 메일 등으로 인증을 해야지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글쓴이는 “푸르밀은 나의 첫 직장”이라며 “어릴 때 마시던 검은콩 우유, 엄마가 마트 다녀오실 때마다 사 오셨던 비피더스, 기분이 울적한 날마다 자신을 위로해 줬던 가나초코우유”라고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 늘 궁금했었다”라며 “소비자가 아닌 관리자로 나의 추억과 애정이 담긴 제품을 다룬다는 게 설렜기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입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A 씨는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고 했다. 그는 “잘나가던 제품도 몇 년째 매출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윗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졌고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도 점차 낮아졌다”며 “이리저리 치이며 버티고 버티다 결국 문을 닫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우리 회사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언제 퍼졌는지 아쉬워하는 사람들, 대량 구매 하는 사람들을 여기서 볼 수 있었다”며 “관리자로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의 작별 인사에 누리꾼들도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을 거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했다.
1978년 설립된 푸르밀은 전일 전 직원 약 400명에게 사업 종료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370여 명이다.
푸르밀은 메일을 통해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봤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