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찬가지로 ‘바보들의 재테크’ 취급받던 예·적금은 어느새 ‘원금을 지켜주는 갓종목’이라고 재평가되며 유입 자금을 늘려가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생 시절부터 용돈을 조금씩이나마 떼서 시작한 주식 종목들은 몇 년째 ‘곰치좌’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은 ‘곰치좌’처럼 원금만 지키거나 예·적금을 통해서만 자산을 키워나가야만 할까. 최근 참석한 정책 토론회에서 한 연사는 “주식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주식에 개인 돈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중장년 생애 주기 과정에서 금융 교육이 부족하다.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외 정세나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운용을 유연하게 바꿔나가야 하는데,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투자처를 고집한다는 것이다.
결국, 때에 따라 곰치가 답인 경우도, 개미가 답인 경우도 있는 셈이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 개미의 과거와 현재가 떠올랐다. 코인이든 주식이든 호황일 때 뒤늦게 뛰어들어 하락장세에 ‘물려야’ 했다. 하락 시그널이 명확했고, 하락장세가 이어졌음에도 ‘물타기’를 시도하다 더 큰 손해를 입었다. ‘게임스탑 사태’,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부양 시도가 있었지만, 거시적 흐름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았다.
인플레이션과 주식 하락세가 장기화하고 나서야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모양새다. ‘안전자산’이라는 채권으로 몰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채권이 원금 보장 측면에서는 유용하나 금리 인상기에 채권이 최선의 투자처인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결국,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한 투자자들만 이득을 보는 구조다.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은 ‘그때 알고 샀더라면’이라는 후회만 되풀이할 따름이다. 정말 ‘그때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부딪치고 깨지고서야 알게 되는 상황에서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