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금호건설(전 금호산업)을 상대로 2000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3일 박 전 회장과 금호건설, 금호고속, 금호그룹 임직원 3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청구액은 2267억 원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지난 8월 17일 박삼구 전 회장 등의 형사재판 1심 선고에서 피고들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및 주주들에게 심각한 손해가 발생했음이 이미 법원에서 인정된 바 있다"며 "이번 소송을 통해 회사가 입은 손해를 최대한 배상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전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인수를 위해 계열사 자금 3300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8월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이에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금호건설도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 2억 원을 선고받았다. 함께 기소된 금호그룹 임직원 3명도 징역 3~5년의 실형이 내려졌다.
박 전 회장이 혐의는 아시아나항공이 100% 자회사였던 금호터미널 주식을 금호기업에 2700억 원에 저가 매각한 것과 게이트그룹이 금호기업의 약 1600억 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주는 대가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공급권을 게이트그룹 계열사에 1333억 원에 저가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은 1심 선고에 불복하고 항소해 아직 유죄 판결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