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이 2년 5개 월만의 거래재개 후 2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지만, 주주들은 여전히 웃지 못하고 있다. 상장폐지라는 최악의 수를 피했지만,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도는 주가에 일부 주주들은 추매·홀드 운동을 펼치는 등 주가 부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13일, 2년 5개월여 만에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은 시초가 8380원에 거래를 시작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재개 3일차인 17일에도 상승 마감하는 등 강세를 보이다 4일차인 18일 –10% 급락한 뒤 19일 소폭 상승했으나 다시 하락해 20일 1만2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존 주주들은 거래재개로 한숨만 돌렸을 뿐, 여전히 울상이다. 평균 매수 단가에 한참 못 미쳐 이도 저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성호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연대 대표는 “시초가 8000원대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최고 1만6000원대까지 올랐어도 주주에게는 별 의미가 없는 현상”이라며 “주주 대부분 평균 매수가격이 3만 원대 중반 이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신라젠 역대 최고가는 10만5477원(2017년 11월 21일)이다. 주가 폭락 및 거래정지가 이어진 2019년에도 연초에는 주가 4만~5만 원을 오가기도 했다.
이 대표는 “현재 일부 주주들은 여유가 되는 한도 내에서 하루에 한 주 이상 매수하기 혹은 매도하지 않기 운동을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신라젠 주주연대는 20일 신라젠 상장주관사였던 DB금융투자 본사 앞에서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DB금융투자 측의 공식 사과와 불법 IPO 컨설팅 자문료 반환, 신라젠·개인투자자 피해보상금 300억 원 기부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 이외에도 상장폐지 사유로 장기간 거래가 정지됐던 종목들이 상장폐지를 면하고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기존 주주들은 마냥 기쁘지 않다. 대부분 거래재개 직후 급락하기 때문이다.
하반기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지며 거래가 재개된 바른전자(20일기준, 시초가 대비 –10.71%), 디모아(-48.45%), 애머릿지(-31.57%), 큐리언트(-38.33%), 휴엠앤씨(-57.11%)는 모두 시초가보다 크게 떨어진 주가를 기록 중이다.
신라젠과 같이 이례적인 급등세가 나타나더라도 기존 중·고점에서 투자한 주주들은 손익분기점을 기다리거나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감수해야만 한다.
이성호 대표는 “신라젠은 2019년 8월 임상 중단 이후 하한가만 4번을 맞았다. 주주들 평균 매수가격은 실질적으로 3만 원대 보다 더 높다”며 이어 “주주들은 회사 가치 수호를 위해 대응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