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가격 치솟으며 SMP도 올라 부담
한전·가스공사, SMP 상한제 도입 주장
정부, SMP 상한제에 전기요금 인상도
전력도매가격(SMP, 계통한계가격)이 계속해서 치솟고 있다. kWh(킬로와트시) 당 250원을 넘기며 전기 공급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은 SMP 상한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한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3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MP는 육지 기준 kWh당 242.27원을 기록했다. 21일까지 월평균 252.41원으로 지난달보다 8.4% 올랐다.
SMP는 전력의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원자력, 석탄, LNG 등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한국전력공사가 사올 때 가격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값싼 원자력부터 값비싼 중유, LNG까지 존재하지만, 보통은 LNG 가격으로 SMP가 결정된다. 가스 가격이 오를수록 SMP의 값도 올라가는 것이다. 지난달 연료원별 SMP 결정 비율도 LNG가 86.8%를 차지했다.
LNG 가격은 지난 4월 1톤(t)당 695.04원을 기록한 후 9월 1465.16원으로 급등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가스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SMP 가격은 kWh당 7월 150.6원, 8월 196.02원, 9월 234.7원까지 올랐다. 이번 달은 현재 추세라면 평균 250원을 넘길 전망이다.
심지어 지난 13일엔 하루평균 SMP가 kWh당 270.25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계속해서 치솟았다.
SMP가 계속 상승하면 한전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상반기까지 14조 원이 넘는 적자를 본 상황인데 SMP까지 오르면 손해는 막심해진다. 또 운영 자금에 필수적인 회사채 가격까지 오르면서 자금조달도 어려운 상태다.
이에 한전은 SMP 상한제 도입을 통해 재정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11일 국정감사에서 SMP 상한제와 관련해 "이례적인 상황이라 이례적 조치가 필요하다"며 "어떤 형태로든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 전기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도 20일 국감에서 "결국 SMP 상한제를 통해 실제 소비자들에게 전기요금 부담으로 넘어가는 부분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MP 상한제는 물론 전기요금 상승까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전기 요금을 올려야 한다"며 "SMP 상한제 도입이나 회사채 한도를 늘리는 방안은 일시적인 해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전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계속해서 모색할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SMP 상한제를 두고 "법제처 심의를 받는 중"이라며 "전력 거래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연료비) 급등 시기에 상한을 정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요금 인상도 계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꺼번에 올리면 물가 당국의 부담이 크다"면서도 "한전이 계속 (부담을) 떠안을 수 없으니깐 올릴 계기가 될 때마다 조금씩 계속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