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에게 정부와의 싸움이 '장외투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정부ㆍ여당과 야당의 대치 국면이 심상치 않다. 검찰의 칼날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가까워지면서 협치는커녕 적대적 공생마저 어려워 보인다.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단단히 뿔이 난 야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앞으로도 악화일로가 뻔하다. 감정이 실린 싸움은 말릴 방도가 없다. 검찰의 중앙당사 압수수색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아무것도 없는' 당사 앞에서 한쪽은 들어가겠다고 버텼고, 다른 한쪽은 못 들어간다며 막았다. 민주연구원 사무실 안에 있던 건 야당과 검찰의 자존심뿐이었다.
정부ㆍ여당에게 등 돌린 민주당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국민'으로 일컬어지는 지지세력일 것이다. 당 안팎에서 장외투쟁 얘기가 솔솔 나오는 것도 이 맥락이다. 국회 밖으로 나가 대중에 직접 호소하고 이들의 지지를 끌어모아 정부와 맞서 싸우자는 전략이다. 얼마 전 이 대표도 유튜브 라이브에서 "이제는 너무 큰 강물로 와버렸기 때문에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국민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외투쟁 이후다. 이미 양쪽의 지지세력들은 거리에서 '윤석열 퇴진', '이재명 구속' 등 각자의 구호를 외치고 있고, 정치인들이 가세하면 이들의 함성은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지지율에 둔감한 정부는 이에 주춤하기보다 야당을 향한 권력을 더욱 더 강하게 휘두를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론은 파국이고, 파국이야말로 결론이다. 누군가 '죽을' 때까지 진흙탕 싸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가장 먼저 'KO' 당하는 것은 '민생'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