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원 평균 지출 7년 전 75달러→100달러로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노동부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달 사탕 가격이 전년 대비 13% 넘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사탕 가격으로는 역대 최대 상승 폭이다.
인건비를 비롯해 밀가루와 설탕, 우유 등 사탕에 들어가는 원재료 비용이 늘면서 사탕값도 올랐다. 미국은 핼러윈에 어린이들이 유령 분장을 하고 이웃집을 돌아다니며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이라고 외치면서 사탕을 받는 풍습이 있다.
사탕 가격이 치솟으면서 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는 일을 포기하거나 예년보다 더 많은 지출을 감당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미소매협회(NRF) 추산에 따르면 올해 핼러윈에 미국 가정이 관련 의상과 장식, 사탕 등에 쓰는 금액은 평균 100.45달러(약 14만3000원)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평균 지출액(103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2015년 만해도 이 비용은 평균 75달러 정도에 그쳤다.
실제로 데이터어셈블리에 따르면 유명 초콜릿 브랜드 크런치와 버터핑거 가격은 각각 6%, 7% 올랐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가격을 추적하는 키파에 따르면 아마존닷컴에서 지난해 10월 10달러였던 젤리 ‘사워 패치 키즈’ 한 박스 가격은 이달 16.99달러로 올랐다. M&M과 스키틀스 제조사로 유명한 마스는 지난해 이후 제품 가격을 35~42% 인상해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번 핼러윈에도 사탕 가격을 기존대로 유지하려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허쉬다. 킷캣, 리세스(Reese‘s) 초콜릿 바로 유명한 이 회사는 지난 6월 이후로 사탕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탕 가격 상승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미국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여전히 8%대로 40년 만의 최고치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핼러윈을 앞두고 드러난 ‘캔디 인플레이션’은 일부 정치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지난주 트위터를 통해 “핼러윈 사탕값이 지난해 9월부터 13.1% 올랐는데, (사탕 제조업체) 마스 창업자 가문의 재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44% 늘어 이제 1068억 달러에 달한다”고 꼬집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에도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카콜라는 3분기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지만, 판매량은 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