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업종ㆍ업력ㆍ후속투자ㆍ대형투자 내용 빠져
감소 원인 놓고도…중기부 “전세계 문제” vs VC “모태펀드 감축”
정부의 모태펀드 감축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기조로 제2 벤처붐이 빠르게 식고 있다. 특히 올 3분기 투자액은 40.1% 감소해 역대 최대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매 분기마다 벤처투자 실적 동향을 집계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3분기와 난 1ㆍ2분기 실적과 엮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벤처투자업계는 △업종 △업력 △후속투자 △대형투자 등에 관한 내용도 3분기가 아닌 1~3분기로 통계를 낸 것을 두고 “진실을 왜곡하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7일 중기부가 발표한 ‘2022년 3분기 벤처투자 및 펀드결성 동향’에 따르면 벤처투자와 벤처펀드 결성 모두 1~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인 5조3752억 원이다.
올해 3분기(7~9월) 벤처투자 규모는 1조2525억 원으로 작년 대비 40.1%(8388억 원) 감소했다. 2분기 투자 규모 1조9111억 원보다 6586억 원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벤처펀드 결성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0.6%(161억 원) 증가한 2조6004억 원이다. 증가율은 1분기 69.1%, 2분기 40.7%, 3분기 0.6%로 둔화했다.
중기부는 3분기 벤처투자 감소에 대해 불확실성과 금리인상 기조의 장기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벤처투자심리 악화가 국내 벤처투자시장에서도 본격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영 중기부 장관도 “1~3분기 벤처투자와 벤처펀드 결성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며 “최근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 리스크로 벤처투자 심리가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3분기 투자 위축에 대해 해석했다.
VC업계는 투자 위축에 대해 ‘3고 위기’도 영향을 미쳤지만,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 삭감이 컸다는 주장이다. 기획재정부와 중기부는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을 3135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 올해(5200억 원)보다 39.7%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70% 이상 급감했다.
특히 VC업계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유동성은 정부 주도로 운영되는 모태펀드가 근간이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민간 자본이 시장의 유동성을 장악하는 것이 아닌 정부가 나서서 제1, 제2 벤처붐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 달간 모태펀드의 중요성과 예산 감축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음에도 이를 결국 받아드리지 않아 3분기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지금 같은 위기 상황에서 어떤 민간이 돈을 들고 나올 수 있는지 정부의 발상이 궁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장 내년도에는 투자는 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기부 관계자는 “3분기 (벤처 투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에 상반기를 포함한 것에 대해 “그동안 벤처투자 실적 발표는 1분기, 상반기, 1~3분기, 연간으로 보도자료를 내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