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호 기자 hyunho@
“천사의 날개를 가진 여성이 나에게 손짓했다. 그를 따라 높은 계단에 올랐다. 난 그렇게 살아남았다.”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누힐아흐메드(32) 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힘겨워했다.
IT 회사에 다니며 서울에 거주 중인 아흐메드 씨는 30일(현지 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서 있었음에도 앞뒤에서 누군가 나를 밀었다”며 “나는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꼈다. 무언가 일어날까 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핼러윈 파티를 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방문했었다. 올해에도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은 그는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 진입한 직후 이상함을 느꼈다고 했다.
아흐메드 씨는 골목길에서의 상황을 떠올리며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고 나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숨이 꺼져가는 사람들을 보며 무력감을 느꼈다고 했다”고 괴로워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핼러윈 파티 때는 이태원 지역에 더 많은 경찰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올해에는 군중을 통제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3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압사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