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원 대피 항공권 확보, 대만 직원 피난 지원책 준비
사업 차질 없도록 데이터 확보, 위성전화 도입도 나서
닛케이가 대만에 진출한 일본 5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23개사가 전쟁 대비 계획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당대회를 계기로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 당국의 태도가 한층 더 강경해지면서 미리 대책을 세워놔야 한다는 경각심이 퍼졌다.
이들 기업은 전시 주재원 대피를 위해 항공권 확보에 나섰다. 한 일본 금융사 임원은 “대만 주재 직원과 그 가족 전원이 언제든지 일본으로 귀국할 수 있도록 150명분의 귀국 예약 명단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유사시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벌써 대만 주재원 수를 줄이는 기업도 있다.
대만 국적 사원의 피난 계획을 세우는 기업도 있다. 한 원자재 대기업 간부는 “대만인 사원들의 피난 희망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며 “피난처로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위성 전화를 도입하고, 대만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를 일본 서버로 옮기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대만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대만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에 따르면 8월 기준 126개사 중 46%가 “중국군의 군사 활동 강화로 내년까지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답했다. 미국상공회의소는 닛케이에 “중국의 압박에 대만 주변 해역과 공역의 이용이 제한되는 등 미국 기업의 사업상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중국과 대만의 긴장이 이전보다 고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17일 “중국이 이전보다 빠른 시간표로 통일을 다짐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만 TSMC의 창업자인 장중머우 전 회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10일 “전쟁이 발발한다면 TSMC를 비롯한 모든 게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