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도 1만개 활개, 분쟁 빈번
中 판호거부 지속…K게임 위축
IP 활용 안 한 게임 오딘이 유일
"게임산업 활성화 지원책 필요"
한국 게임 산업은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판호를 발급받지 못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 게임은 별다른 규제 없이 국내 시장에 들어와 무분별하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같은 악재 속에 게임업계에서는 정부 지원과 더불어 게임사 스스로 게임 개발을 고도화 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中 게임시장 빗장에도…포기 못하는 게임업계 = 4년간 이어진 판호 발급 거부에도 국내 게임업계는 판호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 없다. 중국 게임시장은 약 7억 명의 유저를 보유한 세계 1위 모바일게임시장이다. 중국에서 게임 마켓 10위권에만 들어도 국내 마켓 1위에 오른 것보다 더 많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어서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2007년 중국에서 ‘크로스파이어’를 흥행시킨 이후 최근까지도 중국에서 나오는 매출의 비중이 국내보다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온 국민이 게임을 즐겨도 50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수억 명이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조 단위의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며 “게임시장이 포화 단계인데 반해 중국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판호 발급을 포기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
한국 게임의 중국길이 막힌 4년 동안 중국 게임은 한국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졌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data.ai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순위 TOP100 중 한국 게임은 37개, 중국산 게임은 35개로 나타났다. 직전 2분기와 비교하면 한국게임은 5개가 줄었고, 중국 게임은 4개 늘어났다. 한국 게임이 올해 초 42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중국 게임의 공세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게임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퀄리티가 좋아지고 개발 기간도 짧아 무차별적으로 찍어내듯 게임 출시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매출을 쓸어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中 짝퉁게임과의 전쟁 = 중국산 짝퉁 게임으로 인해 국내업체들이 피해를 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 본사를 둔 유령회사를 통해 게임을 찍어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소재를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다. 출시 초반 이벤트를 통해 이용자들을 모은 뒤 운영에서 손을 떼는 중국산 ‘유령 게임’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짝퉁 게임을 걸러낼 수 있는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국내 대부분의 게임업체는 중국 짝퉁게임과의 법적 분쟁 경험이 있을 정도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짝퉁 게임과 법적 소송을 진행했고 웹젠은 ‘뮤’ IP를 도용한 중국 업체와 수년간 법적 싸움을 진행했다. 위메이드는 자사 IP인 ‘미르의 전설’ 짝퉁 게임으로 인한 법적 공방을 아직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중국산 짝퉁게임은 1만 개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 게임 공습에 기존 자사의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만 되풀이해온 국내 게임 개발 시스템을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IP를 활용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지만, 여기에 의존하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것이다.
구글플레이 TOP 10 내 국산 게임 중 기존 IP 활용 없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유일하다. 리니지M과 리니지W, 리니지2M은 모두 자사의 ‘리니지’ IP를 따왔고 올해 게임대상 수상이 유력한 히트2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전작인 ‘히트’, ‘던전앤파이터’가 원조다. 기존 IP가 갖는 장점은 익숙함이다. 원작의 감성을 반영해 마치 추억의 게임을 즐기는 듯 한 느낌을 준다. 과거와 동일할 정도로 모바일로 구현한 것도 특징이다. 하지만 IP활용이 반복되면서 비슷한 형태의 게임도 많아졌다. 모바일 게임 트렌드가 IP 재탕으로 변질되고 있어, 개발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