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생각은 덜 생각할 때 나온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머리를 덜 써라.” 흔히 모든 사고가 뇌 기능과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신간 ‘익스텐드 마인드’의 제안은 새롭다. 최근 인지심리학, 신경과학, 뇌과학 연구 결과를 종합해 글을 써 내려가는 저자는 가만히 앉아 생각만 하는 것보다 ‘뇌 바깥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신체를 적극적으로 움직이거나 손짓을 할 때 인지능력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학교, 직장, 주거 공간 등 우리가 주로 머무는 공간이 어떤 식으로 구성돼 있느냐도 개인의 창의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잭슨 폴록, 조너스 소크, 찰스 다윈 등 수많은 예술가, 과학자, 작가, 교육자의 사례를 들었다. 30대 시절 둘째를 임신한 자신이 겪는 변화를 상세히 기술한 글을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 연재해 단행본 ‘오리진’(2011)으로 출간한 바 있는 과학 저널리스트 애니 머피 폴의 신간이다.
‘조선인 부락’이라고 불릴 정도로 재일조선인이 많이 모여 살던 일본 오사카 이카이노에서 태어난 양영희 감독의 이야기가 책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로 출간됐다. 지난달 20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수프와 이데올로기’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했다.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던 일본 사회,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조총련의 간부 생활을 한 아버지, 잊고 싶은 과거는 싹 도려낼 줄 알았던 어머니와의 기억을 찬찬히 되돌아본다. 1970년대 재일조선인을 영영 북한에 살게 하는 ‘북송사업’으로 10대였던 세 오빠를 모두 북에 보내게 된 일처럼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살아온 독자에게는 심정적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사건’들도 회고한다. 이미 다큐멘터리 ‘디어 평양’(2006), ‘굿바이, 평양’(2011)으로 범상치 않은 가족사를 공개했지만, 책에는 뒤늦게 어머니가 제주 4.3의 피해를 입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의 인생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심정까지 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