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준 양당 선거 자금 약 24조 원
소수의 억만장자가 기부금 높여, 공화당서 존재감 더 두드러져
미국 중간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물들과 억만장자들이 기부금을 쏟아냈다. 그 영향으로 이번 선거에 사용된 정치자금이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공화당에 기부금이 쏟아졌는데, 최근 억만장자들이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분석했다.
미 정치자금 조사단체 ‘오픈 시크리츠(Open Secrets)’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를 위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사용된 자금은 167억 달러(약 23조7106억 원)로, 이미 2018년 지출 총액인 1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 들어간 비용은 75억 달러로 이 역시 2018년의 71억 달러를 뛰어넘었다. 오픈 시크리츠는 최종 집계일인 선거 전날까지 약 8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선거비용 상당수는 '슈퍼팩(Super Political Action Committee)'을 통한 소수 갑부의 기부금으로 충당됐다. 슈퍼팩은 특별정치활동위원회로, 기부액 상한이 정해져 있는 일반 팩과 달리 한도 없이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연방 선거자금의 38%는 소득 상위 1% 집단에서 나왔다. 소득 상위 1% 중에서도 억만장자들의 기부금 점유율은 15.4%이다. 2020년 억만장자 기부금 점유율인 11.9%에서 3.5%포인트(p) 증가했다.
억만장자 기부의 영향력은 공화당에서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억만장자들의 기부금이 공화당 총 기부금의 20%를 차지하는데, 민주당 기부금의 경우 억만장자들이 낸 기부금의 비율은 14.5%에 그친다.
금융, 실리콘 밸리, 미디어 등 현재 억만장자들이 늘고 있는 업계가 통상적으로 보수적인 집단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한 주 기준 기증자 상위 25명 중 18명이 공화당원으로 조사됐다.
선거 기부금 구조에서도 미국 사회의 경제 구조가 드러난다고 NYT는 지적했다. 한계 없는 돈을 쓰는 억만장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수십만 명의 소규모 기부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뒤를 쫓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소규모 기부자들의 부담이 커진 점도 억만장자들의 존재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올해 지금까지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기부한 사람은 민주당원인 조지 소로스로, 그는 최소 1억26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 다음으로는 공화당원인 리처드 우이라인과 시타델 최고경영자 케네스 그리핀로 각각 약 6700만 달러를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