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의 고금리 대출 비중이 지속해서 늘고 있다. 시중은행에서 대출 한도가 나오지 않자 10%대 고금리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인터넷은행에서 대출받는 차주들이 증가한 것이다.
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서 10월 기준(9월 취급분)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6.16~7.43%다. 5대 시중은행(NH농협·신한·하나·우리·KB국민은행)의 같은 기간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5.72~6.00%였던 것을 고려하면 인터넷은행의 평균 금리가 최대 1.71%포인트(p) 높다.
10월 기준 인터넷은행별 8% 이상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비율을 보면 토스뱅크가 31.10%로 가장 높고, 카카오뱅크 20.90%, 케이뱅크 15.20% 순이다.
특히 토스뱅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7.43%로 가장 높았는데, 서민금융을 제외하면 평균 금리가 7.93%까지 치솟는다. 전체 신용대출자 중 연 10% 이상 금리로 대출해준 비율도 20.50%에 달한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도 확연히 차이가 난다. 9월 기준 인터넷은행별 8% 이상 금리로 신용대출을 받은 비율은 토스뱅크가 26.70%, 카카오뱅크 16.80%, 케이뱅크가 13.30%였다. 한 달 새 1.90~4.40%p 증가한 셈이다. 연 10% 이상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 비율도 토스뱅크 16.60%→20.50%, 카카오뱅크 6.20%→6.70%, 케이뱅크가 0.60%→2.00%까지 늘었다.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최근 잇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린 영향이 크다. 한은은 지난달에도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3.00%까지 인상했다.
여기에 은행권이 개인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인터넷은행으로 향하는 차주들의 발길도 늘었다. 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데다 시중은행보다 대출한도가 더 잘 나오는 것도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규모가 커진 비결이다. 시중은행이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인터넷은행들이 그 빈자리를 메꾸고 있는 셈이다.
비교적 서류준비가 간편한 점도 비교적 금리가 높더라도 인터넷은행을 통해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들이 늘어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다만, 고금리 차주가 늘고 있다는 것은 인터넷은행 입장에서 이자 수익이 늘어나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실 차주 우려로 리스크도 그만큼 커진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이 급증하면서 연 10% 이상 고금리 차주 비율도 20%를 넘기고 있다"며 "지금처럼 경제적 위기 상황에 사회적 책임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칫 부실 차주가 늘어나 인터넷은행의 부실 리스크로 작용한다면 큰 문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