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표폰' '아이스크림폰' '쿠키폰'..제품 이미지 전달·감성에 어필
삼성전자에서는 이 휴대폰 모델을 ‘햅틱팝’이라고 부른다. 각기 소비자와 제조사가 해당 제품에 부여한 애칭 또는 펫네임(pet name)이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신제품에 애칭을 붙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애칭은 해당 상품을 쉽게 기억하게 만들고, 결국 휴대폰 판매점에서 쉽게 부를 수 있어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왜 휴대폰 애칭을 붙일까
휴대폰 제조사 관계자는 “디지털 기기가 대체로 그렇듯이 출시되는 모델의 모델명은 알파벳과 숫자로 구성된 익숙하지 않은 조합이고, 당연히 휴대폰에도 알파벳과 숫자로 조합된 모델명이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분류와 관리를 위해 편의상으로 매긴 이름일 뿐 제품의 특징을 설명해주지 못해 일반인이 기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만들어 낸 것이 애칭이다.
애칭이 단지 쉽게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소비자와의 감성교류 차원에서도 애칭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휴대폰 제조사들은 애칭의 작명에도 상당한 마케팅 역량을 기울인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논의되는 애칭은 광고 전략과 판매 전략과도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휴대폰 애칭을 만드는 과정, 즉 이름 짓는 과정에서 마케터들의 고민은 만만치 않다.
휴대폰 제조사들이 애칭을 만들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바로 제품의 기획의도다. 이와 함께 타깃층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들의 감성코드와 숨겨진 니즈를 파악하는 것도 핵심 요소다. 휴대폰 제조업체에서는 애칭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핵심요소로 ▲특장점 포착 ▲커뮤니케이션 용이성 등을 꼽았다.
팬택 관계자는 “애칭 작명시 가장 유의하는 점은 무엇보다도 제품의 특징에 대한 전달도”라면서 “애칭만 들어도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 수 있어야 좋은 애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으로 고민하는 것은 기존에 썼던 애칭인지 여부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 쉽고, 호감도가 있는 애칭인지를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분기별로 수십 종의 휴대폰 신 모델이 출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애칭을 만들기 위한 마케터들의 고민이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애칭이 제품의 특장점을 잘 반영해야 한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실례로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09에서 시연돼 관심을 모은 삼성전자의 프로젝터폰은 지상파 DMB가 포함된 애니콜 ‘햅틱빔(SPH-W7900)’이라는 애칭으로 최근 출시됐다.
햅틱빔은 DLP(Digital Light Processing) 프로젝터 모듈이 탑재돼 휴대폰에 저장된 동영상, 사진, 문서 파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최대 50인치 외부 대형 스크린으로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차별 포인트이다. 따라서 프로젝터를 연상할 수 있는 애칭을 붙인 것이다.
커뮤니케이션하기에 용이한지 즉,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용이한지를 살피는 것도 반드시 살펴야하는 요소다.
예를 들어 SKY의 첫 풀터치폰인 ‘프레스토’폰은 음악감상 메뉴로 들어가거나, 다음 곡 재생, 이전 곡 재생, 볼륨 조절 등의 기능을 메뉴에 들어갈 필요 없이 진행할 수 있는 원터치 기능이 있는 뮤직 특화 폰이다. 그래서 팬택에서는 음악 악상 기호 중 ‘빠르게’를 의미하는 ‘프레스토’로 이름을 지어 쉽게 기억할 수 있게 했다.
■ 애칭은 판매 전략의 중요 요소
“애칭을 통해 판매자에게는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할 수 있는 이야기꺼리를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는 제품 인지도 및 선호도를 제고하도록 해 구매 동기를 유도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밝히는 애칭과 판매 전략의 연관성이다. 결국 애칭이 판매증진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제품 타깃층과 애칭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실례로 LG전자의 3G휴대폰인 아이스크림폰은 파스텔톤의 색상에 외관에 LED 조명이 적용된 디자인으로 젊은 연령층이 타깃이다. 그래서 LG전자는 발랄하고 달콤한 느낌을 주기 위해 ‘아이스크림’으로 이름을 붙였다.
LG전자 관계자는 “타깃 고객층을 대상으로 광고, PR, 온라인 마케팅 등을 진행할 때 애칭인 아이스크림이 상징하는 ‘달콤함’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기능을 강조하는 것도 애칭의 주요 요소이다.
팬택관계자는 “사람들이 쉽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워드를 생각해서 ‘후~’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휴대폰 제조사의 전략폰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르기 쉬운 애칭을 만드는 게 일차적인 목표이다. 구매고려층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누구나 알고, 누구나 호감을 갖고 있는 애칭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최초 도입된 기능이나 디자인의 경우는 다소 어렵더라도 세련되거나 최첨단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애칭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기능이 보다 더 다양해지고, 종류가 늘어나는 가운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애칭’을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도가 부각되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애칭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의 연상 작용으로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제품의 특성을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한다.
즉 휴대폰 애칭은 단 하나의 단어로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휴대폰에 애칭을 붙이는 이유는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애칭을 통해 제품의 특장점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타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나아가 제품에 개성까지 부여하겠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부여된 개성이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휴대폰 제조사들의 하나같은 믿음이다.
■이런 애칭 어때? 휴대폰 3사 3색 제품
취향과 기분에 따라 배터리 커버를 다양하게 바꿔 끼워 개성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풀터치스크린폰 ‘햅틱팝(SCH-W750)’은 인기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이 선보이고 있는 제품이다.
다양한 패턴의 배터리 커버 디자인과 더불어 그래픽 UI의 변화도 눈에 띈다. 모두 12종의 대기화면 이미지와 바이오리듬을 알려 주는 햅틱콘은 유명 웹툰 디자이너가 직접 참여해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으로 거듭났고 학생 등 젊은층의 사용자들이 자주 쓰는 시간표, 백과사전, 영어사전이 위젯에 새로이 추가됐다.
또한 기존에 임의 설정이 불가능했던 잠금 화면 이미지도 맘대로 바꿀 수 있으며, 위급한 상황에서 경보음을 울리는 사이렌 기능이나 마치 전화가 온 것처럼 벨이 울리게 하는 셀프통화 기능 등 SOS기능도 선보인다.
이외에도 3.2인치의 화면을 통해 동영상과 지상파DMB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즐길 수 있으며, 300만 화소 카메라, 전자사전, 파일뷰어, 외장 메모리 지원 등 활용도 높은 기능을 두루 탑재했다. 가격은 60만원대.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이 자신의 개성과 취향을 나타내는 주요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햅틱팝은 심플하면서도 개성있는 휴대폰을 원하는 스타일리시한 젊은층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출시된 3G 풀터치폰 ‘쿠키(LG-SU910/KU9100/LU9100)’는 ‘당기고, 돌리고, 흔들기’ 등의 터치방식과 최첨단 사용자환경(UI) 등으로 사용자의 편의성과 재미를 키웠다.
‘쿠키(Cooky)’를 애칭으로 사용하게 된 것도 ‘사용자가 마음껏 UI와 콘텐츠를 ‘요리’한다는 의미로 ‘요리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를 선택한 것이다. LG전자는 이 명칭의 의미와 콘셉트에 맞는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말 유럽에 첫 출시된 쿠키폰은 지난 2월 말까지 4개월만에 130만대 이상 팔렸다.
또 쿠키폰은 ‘풀터치폰의 대중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기획됐다. 기존 풀터치폰들 보다 최소 7만원에서 최대 20만원 정도 저렴한 59만원대에 출시됐다.
쿠키폰은 50만원대의 가격임에도 얇고 화려한 디자인은 물론 기존 풀터치폰들을 넘어서는 편리하고 재미있는 기능까지 적용했다.
10.9mm의 두께로 국내 풀터치폰 중 가장 얇고, 세련된 진주느낌의 반짝이는 흰색, 핑크색, 검은색의 3가지 색상이며, 후속 색상은 싸이언 홈페이지의 온라인 투표를 통해 5월 중 출시 예정이다.
LG전자 MC한국사업부장 조성하 부사장은 “경기 침체기에 한층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최상의 기능과 경쟁력있는 가격으로 쿠키폰을 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카이 후(SKT향 IM-S410, KTF향 IM-S410K)’는 바람으로 동작하는 휴대폰이다.
세계최초로 휴대폰에 적용된 ‘바람인식’ 기능은 마이크를 통해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감지해 내는 기술로, 바람의 강약도 구분하여 인식할 수 있어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대기화면의 이미지 등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애칭은 ‘바람 인식’ 기능을 강조해 ‘후(whooo)’로 결정됐다. 바람을 감지하는 원드기능을 ‘후~~~’라는 의성어를 직접적으로 표현하여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작명했다.
원드기능은 대기화면 이미지 움직이기, 사진 촬영, 사진첩 보기, 영상통화 중 이모티콘 전송, 게임 등에 구현했다.
특히 대기하면 상태에서 마이크에 바람을 ‘후~~~’하고 불면 식물의 꽃잎이 떨어지고 나비가 날갯짓을 하기도 하며 촛불과 풍차가 바람의 강도에 움직임이 변화한다. 또 ‘후~~~’ 불기만 하면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사진첩에서는 사진이 바람에 날려 넘어가듯이 자연스럽게 다음으로 넘어가는 등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지상파 DMB, 네온사인, 외장 메모리, 지하철 노선도, 전자사전 등 실속 있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였고, 가격은 50만원대 중반이다.
스카이 마케팅부문장 박창진 전무는 “휴대폰도 말하고, 보고, 듣고, 만지는 오감을 넘어 직접 체감하는 영역으로 감성기능을 차별화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