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저지른 살인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언급했다가 유족에게 소송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건 판결이 내년 1월에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8단독 이유형 부장판사는 10일 사건 피해자 유족 A 씨가 이 대표를 상대로 낸 소송 변론을 마치고 내년 1월 12일을 판결 선고기일로 잡았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측에서 준비서면과 서증을 제출했다"며 "쌍방이 더는 제출할 증거와 주장이 없기에 변론을 종결한다"고 설명했다.
A 씨 대리인은 이날 "피고(이 대표)의 16년 전 조카 변론 내용을 보면 '피해자와 한때 가까운 사이였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형을 감경해달라고 주장했다"며 "피고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건 책임을 가중할 사유이지 감경할 사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기 때문에 원고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A 씨 측 대리인은 "피고는 16년 동안 직접적인 사과의 의사 표시를 하지 않았다"며 "대리인이 사과한다는 서면을 냈지만 피고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은 "16년 전 변론 당시 발언이 정신적 고통을 가한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대통령선거 후보 당시에는 유족의 감정을 존중하고 사과하는 표현을 했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 당시 '데이트폭력 중범죄'라고 표현하며 사건을 왜곡한 바가 없다"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기에 명예훼손 혹은 정신적 고통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고가 SNS에 썼던 글을 보면 '피해자와 유족에게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 글은 위로와 사과를 위해 쓴 것임이 분명해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조카 김 씨는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 A 씨 자택을 찾아 흉기로 A 씨 배우자와 딸을 살해했다. A 씨는 범행을 피해 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대표는 김 씨 형사재판 1ㆍ2심 변론을 맡아 '김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 사실이 드러났고 이 대표는 조카 범행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A 씨는 이 대표를 상대로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