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시간외 거래서 10% 넘게 폭등
쿠팡이 드디어 흑자전환을 했습니다. 로켓배송을 도입한 지 8년 만에 이룬 성과입니다.
9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3분기 매출이 51억 달러(약 7조 252억 원)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수준이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740만 달러로, 전년 동기(3억1500만 달러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습니다. 2014년 익일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 도입 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겁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나스닥에 입성한 상장사죠. 외신에서도 쿠팡의 흑자 전환에 주목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프트뱅크 그룹의 지원을 받는 쿠팡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비용 효율성을 개선한 후 사상 첫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속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는데요. 3분기에는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전문가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라는 이유로 시장의 실망감을 샀죠. 특히 올해 4분기 실적 가이던스 마저 시장의 전망을 밑돌면서 회사 주가 역시 급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 여파에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7월 고점에서 1조 달러가 증발하게 됐죠. (1조 달러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시총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창업자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에 자신감을 보여왔는데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기술, 풀필먼트(Fulfillment·종합물류), 라스트 마일(최종 배송단계)을 통합한 물류 네트워크에 지난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결실”이라면서 “앞으로도 프로세스 최적화, 머신러닝과 로보틱스를 포함한 자동화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적 호조는 곧바로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미국 중간선거 영향으로 미국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한 가운데 쿠팡도 이날 정규거래에서 전일 대비 7.02% 급락 마감했는데요. 시간 외 거래에서는 10% 넘게 급등하며 18.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김 의장은 암울한 업계 상황에서도 향후 성장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높은 금리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2023년에는 온라인 시장 개편을 통해 쿠팡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쿠팡의 국내 온라인 커머스 점유율이 내년에 3.8%포인트(p) 상승한 24%, 2024년에는 추가로 5%p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그의 자신감과 전망대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유지한다면 주가 역시 부진한 흐름을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쿠팡의 주가는 올해 들어 44% 넘게 하락했습니다. 아마존도 올해 48.33%, 알리바바는 45.42% 각각 하락했습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규모 전자상거래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쿠팡은)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쿠팡의 풀필먼트 경쟁력 강화에 따라 오픈마켓 거래액 성장이 양호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