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국리츠협회에서 주최한 2022년 하반기 상장리츠 투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정병윤 한국리츠협회 협회장을 비롯해 6곳의 상장리츠 관계자들이 모인 중요한 자리였다. 더욱이 최근 시장이 좋지 않아 각 리츠 간 미래 전략 등을 펼치며 성난 주주 달래기에 여념이 없어야 했다.
리츠에 관한 경영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기도 바쁜 시간이었지만 기자의 가벼운 질문에 고압적 태도로 답변을 한 발표자가 있어 화제가 됐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운용 총괄을 맡고 있는 박 모 본부장이다.
상황은 이랬다. 발표가 종료된 후 한 기자가 최근에 나온 유상증자 철회 공시에 관해 가벼운 질문을 던졌다. 공시 연장선상에서 인수 수수료를 확인하려고 물어보는 질문이었으나 박 모 본부장은 고압적인 답변을 하기 시작했다. 언뜻 들어도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였다.
박 모 본부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왜 그런 질문을 하냐”면서 질문한 기자를 나무라기까지 했다. 이날 행사는 생중계 중이었고, 실시간 채팅에도 “차근차근 설명하면 되는데 태도가 좋지 않다”, “엄청 고압적이다. 협회 사람들 이거 안 보고 있냐”, “부적절은 질문보다 발표자의 태도가 더 부적절하다” 등 의견들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옆에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동료 기자가 “기자의 질문이 부적절해 보이지 않다”라며 지적하자 “뭐가요?”라면서 말을 끊고 “아 그럼 다시 질문받겠습니다. 마이크 주세요”라면서 귀찮다는 태도로 일관하기까지 했다.
사실 이날 행사는 주가가 반 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리츠 업계들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며 오히려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이런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사실을 감추려는 것 같은 느낌을 줘 불신만 키운 최악의 행사로 변질됐다.
실제 미래에셋글로벌리츠 토론방에서는 “물타기 고려 중이었으나 IR 태도 보니 매수하면 안 되겠다. 기자한테 고압적이고 공격적인 걸 보니 개인주주는 취급도 안 할 것 같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이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운용력이 적고 유출도 많다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본부장의 태도를 보니 운용력 유출에 대한 답변이 태도에서 나온다는 말까지 나왔다.
기자가 생각하기에 박 모 본부장은 “인수 수수료는 리츠와 상관이 없는 부분이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깔끔하게 답변하면 끝날 일이었으나 고압적 태도로 인해 본인과 회사가 운용하는 상품 이미지를 함께 망치게 된 꼴이 됐다.
기자는 당시 행사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기회가 있다면 박 모 본부장은 리츠 상품에 본질을 정말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리츠라는 것은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해 발생한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특히 안정적인 운영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품인데, 반 토막이 난 리츠 상품을 보고 투자자들은 당연히 불안해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주주를 대신해서 질문을 던진 기자에게 그런 태도라니 정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투자자들을 달래려 나온 자리에서 이 같은 태도를 보인다면 리츠가 안전하고 좋은 상품이라는 달콤한 말을 믿을 사람들은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