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 속도는 둔화...인구 증가율 마이너스 전환 국가도 늘어나
한국은 2020년 감소세로 전환
전 세계 인구가 15일(현지시간) 80억 명을 돌파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유엔은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넘어서게 됐다며 이날을 ‘80억 명의 날’로 명명했다. 2011년 70억 명 돌파 이후 11년 새에 10억 명이 늘어난 것이다. 유엔과 유엔인구기금(UNFPA)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대응에 대한 전반적인 사회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800년대 초반 10억 명이었던 전 세계 인구가 2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120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기술 혁신과 보건 의료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전 세계 인구는 급속도로 팽창했다. 1970년대 이후로는 12~13년마다 10억 명씩 늘었다.
다만 급속페달을 밟던 인구 증가 속도는 점차 둔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에 따르면 1950년 1.73%였던 인구증가율은 1963년 2.27%로 정점을 찍고 이후 둔화세를 보였다. 1990년대 1.5% 밑으로 떨어지더니 2020년에는 1% 밑으로 하락했다. 유엔 전망에 따르면 2040년에는 인구 증가율이 0.5% 밑으로 내려가고 2086년에는 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엔은 인구가 80억 명에서 90억 명으로 늘어나는데 1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70억 명에서 80억 명으로 늘어나는데 12년이 걸린 것에 비교하면 증가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이야기다. 90억 명에서 100억 명은 21년이 걸릴 것으로 유엔은 내다봤다.
인구 증가율 둔화 원인으로 세계 각국에서 저하되고 있는 출산율이 꼽힌다. 통상 한 사회의 인구가 현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산율이 2.1명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2.1명을 밑도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 출산율은 올해 평균 1.56명으로 떨어졌고, 중소득국가는 2010년 2.49명에서 올해 2.16명으로 떨어졌다. 유엔은 2030년대 초반에는 중소득국 출산율도 2.1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감소세를 보이는 국가들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동유럽 각국이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고, 한국과 러시아도 지난 2020년에 인구 증가율이 마이너스(-)가 됐다. ‘인구 대국’ 중국도 올해부터 인구 감소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유엔은 보고 있으며, 태국도 2029년, 대만은 2030년에 인구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반면 저소득국가 출생률은 올해 4.54명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소득 수준이 낮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앞으로 세계 인구 증가를 견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고령화율은 2010년 7.7%에서 올해 9.8%로 높아졌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65세 이상의 인구는 2억5000만 명 가량 늘었는데, 그중 1억8000만 명이 중소득국 국민이었다. 사실상 신흥국에서도 인구 고령화 문제가 대두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 감소로 이어진다. 이에 노동력 감소를 이민으로 보완하려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인구 증가 속도 자체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인재 확보 전쟁이 앞으로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