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확성기를 사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 1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에 따라 최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의원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선 예비 후보로서 다른 누구보다 높은 준법의식이 요구됐지만 공직선거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확성장치를 부정 사용해 입법 취지가 훼손됐다"고 지적하면서도 "발언이 사전에 기획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즉흥적으로 이뤄져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대선 예비후보에서 사퇴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 의원은 제20대 대선 예비후보였던 지난해 8월, 대구 중구에 있는 서문시장을 찾아 확성기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마이크를 건네받아 "여러분 많이 힘드시죠. 이 정권에서 힘드셨죠"라며 "저 최재형이 정권교체 이뤄내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사세행)은 같은 해 8월 "30년간 판사로 재직하면서 수많은 선거 사건 재판을 담당한 선거법 전문가임에도 법을 위반했다"며 최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이 아닐 때, 확성장치로 옥외집회에서 다중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검찰은 결심공판 기일에서 최 의원에게 벌금 80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반성하는 점, 범행의 방법과 경위, 선거사범 양형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선거법 규정을 숙지하지 못해 이 자리까지 와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즉흥적으로 마이크를 건네받아 지지 호소를 한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