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ㆍ언어지능 등 AI 체화 교육 실시
서울은 물론 지방 학생들도 참여 가능
지난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LG디스커버리랩 서울’에서 만난 한혜연 LG디스커버리랩 교육사업팀 책임은 디스커버리랩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책임은 “지금 청소년들은 AI와 함께 살아가게 될 것”이라며 “디스커버리랩은 아이들이 곧 다가올 미래를 미리 경험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인재 발굴이 아닌 생활 속에서 AI가 무엇인지, 어떻게 학습하는지 그 과정을 알도록 하는 보편적 교육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LG디스커버리랩을 자칫 ‘AI 전문가 양성소’로 착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교육 공간은 ‘일상 속 AI 체화’라는 LG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근 개관한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은 1987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준공과 함께 만들어진 ‘LG사이언스홀’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
LG는 디스커버리랩 서울의 공간을 2015년부터 조성해왔다. 2018년부터는 관련 교육 기획ㆍ개발에 나섰다. 교육 및 교구 개발에만 50명 이상 전문가가 참여했다. 또 2019년에는 1000명 학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날 찾아간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은 1층 전시장, 2층 교육장으로 나뉘어 있었다. 전시장에선 자율 주행차, LG이노텍 자율주행 솔루션, 로봇팔 등이, 2층에는 4개의(LAB 1~4) 교육장이 마련됐다.
LG는 AI 분야를 크게 △로봇지능 △시각지능 △언어지능 △AI휴먼 △데이터지능 등 5개로 구성했다. 분야별로 자율 주행, 스마트팩토리 관련 로봇, 챗봇 등 LG 제품ㆍ서비스에 적용된 AI 기술을 이곳에서 실습할 수 있다.
한 책임은 “기존 LG사이언스홀에서 인공지능으로 교육 범위를 좁혀 LG디스커버리랩을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며 “외부 기관과 다르게 실제 활동하며 교육 내용을 체화시키는 ‘런 바이 두잉’(Learn by doing)을 키워드로 삼았다”고 했다.
이날 LG디스커버리랩 서울에서는 16명의 광탄중학교 학생들이 로봇지능 수업을 받았다. 학생들은 OOO 연구원이라는 명패를 테이블에 하나씩 놓은 채 4명씩 짝을 지어 앉았다.
그리고는 자율 주행 센서가 어떻게 지도를 그리고 구동하는지, 왜 중요한지 등의 원리를 배웠다. 또 12개짜리 칸에 직접 이동 경로를 만들며 열띤 토론을 이어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안 멈출 땐 A 버튼을 여러 번 누르세요. 가장 중요한 건 침착하게 천천히 움직이기입니다.”
한 시간 뒤 2명씩 한 팀으로 구성된 학생들은 따라 직접 자율 주행 실습에 나섰다. 강사의 설명에 따라 학생들은 LG그램 노트북에서 ‘맵핑’을 선택하고 ‘실행’을 눌렀다. 그러자 노란색 몸통 로봇에 라이다(LiDAR) 센서가 달린 빨간색 원형이 돌기 시작했다.
로봇으로 자율 주행 지도를 그리기 위해 조이스틱을 잡아 든 학생들은 일제히 초집중 모드가 됐다. 조이스틱으로 침착하게 조작하자 노트북 화면에는 라이다센서가 인식한 지도가 그려졌다.
몇몇 로봇들이 동작을 멈추자 당황하는 학생도 나타났다. 하지만 보조교사의 도움으로 오류를 잡은 뒤 로봇이 스스로 길을 찾자 얼굴에서 화색이 돌았다.
김보원 광탄중학교 학생(16세)은 “이번 LG디스커버리랩에 동아리 친구들과 참여하게 됐다. 학교에서 로봇, 코딩 등을 다루는 공학 동아리 스팀(STAEM)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동아리에서 AI 수업을 들어서 조금 익숙했는데 와서 직접 해보니 새로웠고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LG디스커버리랩은 문을 연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청소년들의 관심은 뜨겁다. 개관일(12일)에 이미 내년 1월 교육 과정까지 마감될 정도다. 현재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의 교육 분야는 데이터지능과 AI휴먼을 빼고 열린 상태지만 추후 모두 개방할 방침이다.
한 책임은 “디스커버리랩에 참여한 학생들은 높은 열의와 진지한 태도로 수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내년에 심화 과정을 오픈하는 등 앞으로도 새로운 교육을 계속해서 갱신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