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비자물가도 3%대 중반으로 하향조정 우세…4명,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인하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이 이뤄지는 한국은행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베이비스텝(25bp 기준금리 인상, 1bp=0.01%p)으로 금리인상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1분기(1~2월)까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터미널레이트(terminal rate, 최종금리)는 3.5%와 3.75% 사이에서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금리인하도 돌아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내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도는 1%대 후반을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역시 최근 국제유가 등이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3%대 중반으로 소폭 하향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가 넘는 소비자물가와 미 연준과의 금리역전 폭 확대 등으로 금리인상 필요성이 여전하지만, 10월 빅스텝의 전제조건이었던 원·달러 환율 급등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크레딧시장의 유동성 경색 등에 따른 금융안정에 좀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주요20개국(G20)에서도 통화정책 속도조절론을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점, 이번에 G20에서 통화긴축 속도조절 내용이 언급된 점에서 한은도 적극적으로 인상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10월과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만큼 빅스텝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빅스텝을 단행했던 10월 당시와 비교해볼 경우, 물가, 연준 통화정책과의 갭은 물론 환율상황도 크게 달라진게 없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데 전원이 동의했다. 다만, 터미널레이트에 대해서는 3.5%(8명)와 3.75%(7명)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까지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수 있고, 미 연준(Fed)의 인상 행보 역시 해당 시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3.75%를 예상했다. 반면,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과의 금리 역전폭은 더 벌어지겠지만, 금융시장 안정과 펀더멘털을 고려해 (인상기조를) 스탑할 것”이라며 3.5%를 전망했다.
금리결정과 함께 한은이 발표할 수정경제전망의 경우 내년 성장률은 1%대 후반(13명)이 2%대(2명)을 크게 앞섰다. 소비자물가(CPI)도 3%대 중반에서 최대 3%대 초반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8월에 각각 2.1%와 3.7%를 전망했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내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는 1%대 후반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와 환율이 한은 예상보다 안정된 만큼 물가도 3%대 초반 정도까지 내릴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 내년 성장률 전망은 2% 밑으로 하향조정하긴 어려울 것이다. 물가도 기존 전제조건에서 유가를 높게 설정했던 부문이 있어 하향조정할 여지는 있지만, 정책스탠스상 (금리인상 조기종료 등) 사인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크게 조정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24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올 4월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기준 6회 연속 인상행진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중 7월과 10월엔 빅스텝이 단행됐었다.
현재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폭은 100bp에 달하고 있다(한국 3.00%, 미국 3.75~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