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거] ‘인생 2회차’에 이렇게 진심이라고?…‘회귀물’ 쏟아지는 이유

입력 2022-11-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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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물 #웹소설 #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 #재벌집 막내아들 #어게인 마이 라이프 #메디컬 환생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너도 돌아온 거냐.

데자뷔를 넘어 회귀로 돌아온 그들. 심상찮은 분노의 칼을 갈고 갈아 돌아온 주인공들의 멋진 사이다 복수극. 요즘 우리가 보는 대부분 작품에 녹아들어 있는데요.

영화, 드라마, 웹소설, 웹툰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성별도 나이도 다양하죠. 이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 ‘어딘가’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하다는 건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어떤 이유나 어떤 경로로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로 날아가 버린 이야기를 통틀어 회귀물이라 불립니다. 흔히 말해 ‘인생 다시 살기’, ‘인생 2회차’라고 얘기하죠. 넓게 보면 시간 여행물이나 타임슬립물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요새는 다르게 흘러가는데요.

전혀 내가 살지 않았던 시대로 가게 되는 타입슬립, 과거의 나와 마주치지 않게 여행해야 하는 시간 여행자와는 다릅니다.

“과거를 바꾸고 싶다”는 주인공의 욕망이 크나큰 계기가 되죠. 보통 어린 시절이나 후회가 되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이들이 세상을 바꾸면 그 전 자신의 원래의 세상은 존재하지 않죠.

그 주인공이 실제 경험한 시간대로 돌아가 몇 년, 혹은 십 년 전의 내가 되는 건데요.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의 후회가 회귀물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미래를 알면 내가 어떻게 행동할까, 혹은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기대하며 주인공의 새로운 삶을 응원하게 되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네이버 수요 웹툰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웹툰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대표적인 회귀물인데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과거의 내 남편과, 그와 결혼했으면 하는 친구에게 주인공의 격한 복수극을 담고 있습니다.

이 웹툰은 동명의 웹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웹소설은 2년 전 공개 당시 다운로드 횟수가 4000만을 넘기는 등 네이버 웹소설 로맨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하나뿐인 절친과 바람이 난 남편, 시한부인 주인공 강지원까지 죽여버렸는데요. 기구하게 죽어버린 강지원이 기적같이 10년 전으로 돌아가게 된 거죠. 그간 전 남편과 절친이 자신에게 했던 모든 짓을 갚아 주고 완벽한 미래를 되찾게 되는 내용입니다.

거기다 운명의 상대 또한 자신과 같은 회귀자임을 알게 되는데요. 주인공을 사랑하고 도와주던 ‘협력자’의 행동 또한 이유가 있음이 밝혀지는 회귀물의 비슷한 과정을 거칩니다.

시한부로 남편에게 죽임을 당했던 주인공이 재력도 상당하고, 거기다 인자하기까지 한 남자와 시댁을 만나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는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 정말 짜릿한 회귀물이 아닐 수 없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송중기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도 회귀물인데요.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복수를 꿈꾸는 판타지물입니다.

윤현우는 순양그룹에서 머슴처럼 회장 일가의 갑질을 다 받아주고 뒤처리를 해왔는데요. 그룹 회장의 비자금 문제로 토사구팽 당해 죽임을 당하게 되죠. 이후 막내 손자로 환생? 회귀해 순양그룹과 그 일가에 철저한 복수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기존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고, 현생의 기억을 간직한 채 다른 인물로 살아간다는 점입니다.

이 또한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정대윤 감독은 다양한 회귀물을 의식한 듯 작품의 차별성을 강조했죠. 그가 말한 차별성은 바로 ‘시대’였습니다. 정 감독은 “웹소설·웹툰에서 회귀는 이미 주류 소재”라며 “타 작품이 개인의 역사, 이야기로 서사를 풀어낸다면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는 1980년대, 근현대에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재벌집 막내아들’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격변의 시대를 배경으로 치밀한 미스터리와 음모, 승계 싸움과 캐릭터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긴장감을 높일 예정입니다. 오늘(18일) 첫 방송 되는 ‘재벌집 막내아들’은 주 3회라는 파격적인 편성으로도 이슈가 됐죠.

그간 우리가 봐온 회귀물은 너무나 많습니다. 다만 최근 이어져 온 흐름이 ‘인생 2회차’에 맞춰졌는데요. 5월 종영한 SBS ‘어게인 마이 라이프’도 비슷하죠. 주인공 김희우 (이준기 역) 또한 억울함 죽음 뒤 ‘미래를 아는’ 무기를 바탕으로 복수를 감행합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런 복수극이 계속되는 건, 한 번쯤은 꿈꿔본 ‘바람’이어서일까요? 과거의 일 중 후회되는 일이 없는 이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이라는 생각이 계속 맴돌게 되죠.

계속된 회귀물에 커뮤니티에는 재밌는 글도 올려놨는데요. 바로 ‘회귀할 때를 대비해 외워둬야 할 목록’입니다.

1999년 새롬기술 100배 폭등, 2007년 로또 244회 당첨 번호, 2009년 비트코인, 2017년 세타토큰 200배… 어느 시대로 회귀할지 모르니 ‘대박 정보’들을 미리 외워둬야 한다는 당부도 함께했는데요.

하나같이 ‘돈벼락’을 맞을 정보에 함께하는 댓글도 기가 막힙니다. “그 어떤 것보다 필요한 정보”, “그때는 미성년자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머리가 나쁜데 어떡하죠?”, “기억 못 하겠으면 비트코인만 새깁시다”라는 사뭇 진지한 댓글들이 이어지죠.

정말 나에게 ‘인생 2회차’의 소설 같은 기적이 찾아올까요? 이렇게 ‘진심’이라면 한 번쯤은 다가와 줄 법도 한데…. 하지만 현실은 버거운 ‘1회차’를 또 버텨낸 오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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