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칭, 벤처인증 개선, 내채공 대상 확대 등 구체적 제언
2030 자문단, 청년 인식 전달 위해 정책 입안·추진·평가 전 단계 참여
“유동성 위기로 인해서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청년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 해소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Z세대인 김형준 씨가 중소벤처기업부 향후 정책 방향을 장관에게 직접 건의했다. 국민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는 그가 이 같은 제언을 하게 된 배경은 취업난 속에서도 대·중소기업 간 일자리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청년이 중소기업 취업을 외면하고 대기업 일자리에만 매달리고 있는 현실을 청년이 직접 나서서 전한 것이다.
서울 구로구 글로벌창업사관학교서 지난 18일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중기부의 청년정책 토크콘서트가 개최됐다. 토크콘서트에는 20대 초반 대학생부터 30대 중반 스타트업 창업자까지 패널로 참석해 이영 중기부 장관과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패널 토론자들은 대ㆍ중소기업 간 일자리 미스매칭, 벤처인증 절차 개선,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 대상 업종 확대 등 구체적인 정책개선 방안을 장관에게 제안했다.
김형준 국민서포터즈는 일자리 미스매칭 지적과 함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역 청년 인구 유출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고 채용시장의 현실을 전했다.
이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지역 우수한 중소기업에서 자랑스럽게 구직활동을 하도록 청년 맞춤 일자리를 정부가 매칭시켜줘야 한다”며 “중기부의 ‘참 괜찮은 중소기업’ 플랫폼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 취업 문을 넓혀주는 제도로 꼽히는 내일채움공제의 내년도 예산 축소와 대상에 대해 제언도 나왔다. 중기부 명예공무원 활동에 참여했던 대학생인 김은지 씨는 “내년 청년내일채움공제에서 IT 업종이 아닌 제조업과 건설업 등 대상 규모가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던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일몰되면서 내년부터 중기부는 후속 사업인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플러스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예산이 올해보다 30%가량 줄었고 업종도 제조업과 건설업으로 한정했을 뿐 아니라 대상 인원도 2만 명에서 1만 명으로 절반을 줄였다. 김 씨는“대내외적인 공감대와는 별개로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특정 산업에 대해서는 가중치가 부과되고 다른 산업은 도외시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라온제나를 창업한 이효정 대표는 복잡한 벤처인증 절차를 지적했다. 이효정 대표는 “작년 기준으로 벤처기업 인증을 위한 서류 작업이 많아졌다”며 “현장에서 듣는 얘기는 너무 복잡해 그냥 포기하고 다른 것을 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얘기가 많다”고 평가했다.
이영 장관은 내채공 관련 답엔 “다른 분야에서 내채공 플러스가 안 되면 좀 힘들겠다는 의견을 주셔서 그 부분의 예산을 올리는 작업을 현재 하고 있다”며 “폭을 넓혀서 지원하는 부분을 관계 당국이랑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다른 정책 제언에 대해선 “논의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토론에 앞서 중기부는 청년 참여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라는 윤석열 정부 국정철학에 따라 ‘2030 자문단’ 위촉했다. 2030 자문단은 20명의 MZ세대 단원들이 중기부 주요 정책에 대해 청년세대의 인식을 전달하는 핵심 창구기능을 수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청년의 생생한 목소리를 더욱 촘촘하게 정책에 반영하고 청년의 정책 참여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이번에 추가로 구성했다”며 “앞으로 2년의 임기 동안 정책모니터링, 정책제안, 자문 등 중기부 정책 입안·추진·평가 전 단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