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세습 암시하는 것일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자신의 딸을 처음 공개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전날 화성-17형 ICBM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김 위원장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몸소 나오시어" 발사 과정을 지도했다고 밝혔다.
이날 통신은 김 위원장이 딸과 함께 미사일 발사장에 동행한 모습이 담긴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김 위원장은 흰색 겨울 외투를 입은 여자아이와 손을 잡고 걷거나 미사일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발사장에는 김 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가장 큰 놀라움은 그간 공개적으로 확인된 적 없는 김 위원장의 딸의 존재였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마이큰 매든 북한 전문가는 "공개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딸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이러한 방식으로 대중 앞에 내세운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김 위원장의 자녀 수는 물론 성별이나 나이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날도 통신은 김 위원장 딸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면서도 그의 이름이나 나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 싱크탱크 등 전문가 집단에서는 김 위원장이 2명의 딸과 1명의 아들을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미국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먼은 2013년 북한을 방문한 후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게 '주애'라는 이름의 어린 딸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미사일 발사장에 딸을 공개한 것은 4대 권력 세습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이 나온다.
매든 전문가는 사진 속 아이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주애'의 현재 나이를 12~13세로 추정되며, 4~5년 뒤 대학을 진학하거나 입대를 준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는 그의 딸이 통치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최고지도자의 자리를 맡을 준비를 할 수도 있고, 고모처럼 무대 뒤 실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8일 오전 10시 15분께(한국시간 기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ICBM의 비행 거리는 약 1000㎞, 고도는 약 6100㎞, 속도는 약 마하 22(음속의 22배)로 탐지됐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 ICBM인 화성-17형을 고도 6100㎞까지 쏘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오는 21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공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