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61회 · 202분'으로 막 내린 '도어스테핑'…역사속으로 사라지나

입력 2022-11-21 15:42수정 2022-12-0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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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식 다음날인 지난 5월11일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Doorstepping)을 시도했다.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시행착오와 잇단 사건사고 발생 등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실은 21일 '중단'을 결단했다. 이는 윤 대통령 취임 196일 만으로 도어스테핑은 61회를 끝으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마지막 도어스테핑이 된 날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 취임 후 195일간 217개 질문 쏟아져…최장 시간 10분 넘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11일부터 중단을 결정한 21일까지 195일 동안 총 61회에 걸친 도어스테핑을 진행했다. 최근 윤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18일 진행된 도어스테핑이 사실상 마지막 기자들과의 출근길 만남이 된 셈이다. 11월 들어서는 이날을 포함해 2차례 진행된 도어스테이 전부다. 그 사이 '이태원 참사'로 정한 국가애도기간, '아세안·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진행된 동남아 순방 등으로 장기간 여러 번 중단됐다.

61회에 걸친 도어스테핑 진행 시간은 총 202분이다. 매 회 평균 3~4분 정도 진행된 셈이다. 가장 길게 진행된 날은 마지막임을 예고하듯 61번째 진행된 18일로 무려 10분14초간 진행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6분30초는 모두발언에 할애했다. 모두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은 11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순방과 정상외교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이 날은 또 도어스테핑 중단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던 MBC 출입기자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간 고상이 오간 날이기도 하다.

10초 만에 끝난 날도 있다. 도어스테핑이 2번째로 진행된 지난 5월12일로 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넨후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집무실로 이동하려다 기자들이 '청문보고서 채택 안 된 장관 후보 임명 계획'을 묻자 돌어서서 "오늘은 일부만"이라고만 답하고 자리를 떴다.

◇ 가장 많은 질문은 '인사' 논란…질문 1개인 날도 '인사'

61회의 도어스테핑이 진행되는 202분간 윤석열 대통령은 기자들로부터 217개의 질문을 받았다. 하루에 기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은 평균 3~4개 정도였다.

하루에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수는 9개(6월15일)로 절반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당시 김 여사의 '봉하마을 지인 동행' 논란으로 야당에선 '비선'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비판 수위를 높이던 시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존 지하에서 이뤄지던 도어스테핑이 지상 로비 공사가 마무리되며 이날 처음으로 지상에서 이뤄졌다. (연합뉴스)

반면, 질문이 1개로 끝난 적도 많다. 총 8번으로 처음으로 1개의 질문으로 끝난 경우는 두번째로 도어스테핑이 진행된 지난 5월12일이다. 당시 기자들은 청문보고서 채택 안 된 장관 임명과 관련된 '인사(人事)'에 대해 질문했고 윤 대통령은 "오늘은 일부만"이라 답하고 빨리 자리를 떴다. 나머지 7번의 질문 중에도 '인사'와 관련된 것은 3건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 윤 대통령과 전체적으로도 취재진 간 질의응답에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 내용도 '인사'였다. 도어스테핑 첫날부터 나온 질문도 "대통령님, 혹시 오늘 청문 보고서가 채택 안 된 장관도 임명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였으며 윤 대통령은 "오늘은 일부만"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 외에 정치, 외교, 경제, 사회, 북한,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 질문의 11%는 무응답…상당수 김건희·인사 문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6개월 가량 도어스테핑을 진행하며 217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모두 답한 것은 아니다. 이 중 약 11%에 달하는 24개의 질문에 대해선 답변을 하지 않거나 즉답을 피했다.

질문 대부분 김건희 여사, 인사 등 윤 대통령 입장에서 대답하기 곤란한 내용이거나 국민의힘 당무 사안 등 대통령이 직접적인 의견을 말하기엔 조심스러운 내용들이었다.

일례로 10일 '이태원 사태'로 야권에서 제기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 경질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향했다.

해외 사례도 보면 이미 도어스테핑 문화가 정착이 된 미국, 일본 등의 경우에도 대통령, 총리가 곤란한 질문이 나올 경우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다. 외국 정상들의 경우에도 도어스테핑에서 답변 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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