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이 올해 초 선보인 포켓몬빵이 누적 판매량 1억 개 달성을 코앞에 뒀다. MZ세대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성과를 봤다. 포켓몬빵은 다른 업체들의 캐릭터빵 출시를 이끌 정도로 유통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SPC 계열사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여파로 성과는 빛이 바랬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2월 말 출시된 포켓몬빵의 21일까지 누적판매량은 9000만 개 후반이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내 1억 개 판매가 확실시된다.
포켓몬빵은 출시 되자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포켓몬에 대한 추억이 있는 MZ세대들이 포켓몬이 그려진 띠부띠부실을 모으고자 포켓몬빵을 구매했다. 실제 몇몇 편의점 앞에서는 일부 소비자들이 포켓몬빵을 배송하는 차량을 기다리는 현상까지 일어났다.
기록적인 판매량으로 SPC삼립은 호실적을 달성했다. SPC삼립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423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15%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55% 증가한 603억 원이다.
포켓몬빵의 파급력은 국내 유통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켓몬빵이 흥행하자 여러 업체가 앞다퉈 캐릭터 빵을 출시할 정도였다.
CU는 올해 3월 인기 게임 쿠키런 킹덤과 손잡고 ‘쿠키런빵’ 시즌2를 출시했다. 지난해 10월 쿠키런빵을 처음 선보인 이후 5개월 만에 신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들의 캐릭터 굿즈 수집 욕구에 힘입어 쿠키런빵은 1200만 개 넘는 판매량을 달성했다. CU는 올해 9월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를 모티브로 한 ‘케로로빵’도 출시했다.
편의점 라이벌인 GS25는 올해 6월 넥슨과 손잡고 메이플스토리빵을 선보였다. 메이플스토리빵은 출시 이후 18일 만에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롯데제과 또한 올해 8월 디지몬빵 4종 판매를 시작했다. 디지몬빵에는 182종의 디지몬 띠부실이 무작위로 들어가 있다. 디지몬빵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유례없는 성과에도 SPC는 조용하기만 하다. 계열사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사고 등 악재가 잇달아 발생해서다. 특히 사망사고 여파로 온오프라인에서는 SPC 불매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불매운동 여파로 포켓몬빵 판매량은 한때 주춤하기도 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SPC는 최근 ‘안전경영위원회’를 출범했다. 안전경영위원회는 SPC 전 계열사 사업장의 산업안전, 노동환경과 관련된 제반 사항에 대해 감독 기능을 수행한다. SPC는 위원회 위원장으로 정갑영 전(前) 연세대 총장을 선임했다. 정 전 총장은 정부 및 사법기관, 기업 개혁을 위한 외부 자문기구를 이끌어 온 전문가이다.
SPC 관계자는 “안젼경영위원회 의견을 경청하고 반영해 안전경영의 기틀을 새로 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