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故 이지한 모친…“국가배상금 10조 줘도 안 받아, 尹 사과 먼저”

입력 2022-11-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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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BS 뉴스 캡처)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지한 씨의 어머니 조미은 씨가 국가 대응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조 씨는 22일 KBS 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와 추모 공간을 요구하며 “국가배상 10조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받아도 그것이 국가배상에 합당한 금액인가 생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조 씨는 “지금도 아드님 방에 보일러를 튼다고 들었다”는 진행자의 말에 “보일러뿐만이 아니고 아들 방에 있는 물건을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며 슬픔을 드러냈다.

이어 “아들이 키우던 ‘깜지’라는 거북이에게 밥을 주며 ‘깜지야 밥 먹자. 근데 오늘 너를 키운 오빠가 없구나. 오늘부터는 내가 네 밥을 줘야 해’하면서 지금까지 깜지에게 말을 붙이고 있다. 아직도 지한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얘기했다. “진짜 지한이가 없나 (생각한다) 아직은 제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울음을 참기도 했다.

아들의 사망에 대해서는 “실감이 당연히 안 나고 밤에 구둣발 소리가 나면 ‘어? 얘가 촬영을 마치고 들어오는 건가?’ 그런 생각에 잠들 수도 없고, 환청에 시달린다”고 밝혔다. 故 이지한 씨는 아이돌 생활을 거쳐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끝에 12월 방송될 드라마를 촬영 중이었다.

언론 출연 계기를 묻는 앵커의 질문에는 “유가족들과 연락해보니 제가 슬픈 건 슬픈 것도 아니었다”라며 “그러면 그분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지한이는 국민이 이름이라도 알고 있으니까 나라도 나서서 그분들의 지팡이가 되어 참사를 알려야겠다. 그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한 뭐든지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조 씨는 “자녀가 언제 사망했고, 어느 병원에 안치됐는지 그리고 그사이의 과정을 제대로 아는 부모가 없다”며 “그런 내용을 알려줘야 유가족이 위로받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죽은 자식을 찾아 헤매는 부모님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 고통이 어땠을까, 제가 생각해보니 참을 수가 없었다”고 애통해 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와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조 씨는 “(윤 대통령에게)사과를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 29일이 참사일이라면 적어도 30, 31일에는 ‘못 살펴서 미안하다, 돌봐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얼마나 심려가 깊으시냐, 헤아릴 수 없다’라는, 유가족들에 대한 사과가 발 빠르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조계종 사과에 대해서는 ‘방송용 사과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참사 엿새 후인 11월 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희생 영가 추모 위령법회’ 추도사에서 처음으로 “죄송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라며 “그다음에 공간을 만들어서 서로 위로하고 충분히 울 수 있는 시간을 달라. 영정 사진도 위패도 없는 곳에다 국화꽃을 헌화하며 애도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추모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가족과 부상자 등에 대한 국가배상 논의를 두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고, 10조를 받아도 그것이 국가배상에 합당한 금액인가 생각할 정도”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또 “유가족들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왜 놀러 갔냐, 부모는 왜 잡지 못했냐’라는 악성 댓글이었다”며 “초등학생은 소풍을 가고 중고등학생은 수학여행을 가고 대학생은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우리 어른들은 단풍놀이를 가고 모두 다 갈 자유가 있다. 왜 다 큰 성인을 잡아야 하냐.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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