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잇는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앞세워 사우디아라비아의 스마트 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 수주에 나선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공간을 가상에 그대로 구현하는 기술로 스마트 시티 구현에 기반이 된다. 네이버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트윈 솔루션을 통해 사우디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 발굴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강상철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23일 ‘네이버 테크포럼’에서 “네이버가 전체적으로 갖고 있는 기술들이 스마트 시티가 지향하는 다양한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며 “경쟁자들보다는 경쟁력 있게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가 시티 스케일의 디지털 트윈같은 경우도 플래닝에 쓸 수 있고, 여러 시뮬레이션에도 쓸 수 있고 서비스에도 직접 활용할 수 있다”며 “저희 디지털 트윈 기술은 직접적으로 현실 공간의 서비스와 바로 연결되는 부분들이 굉장히 많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트윈은 물리 공간과 가상의 공간을 동기화시켜 똑같은 복제 환경을 구축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해 물리 데이터를 가상환경에 올리고, 가상환경에서 시뮬레이션한 뒤 실제 물리 공간에 적용할 수 있다.
앞서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와 강 리더,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상무 등은 사우디아라비아로 넘어갔다. 네옴시티 등 수주를 위해 국토교통부와 기업들로 구성된 ‘원팀 코리아’에 합류해 기술을 발표했다.
강 리더는 “1대1 상담하는 섹션들이 있었고, 정부 관계자들과 기업들이 많이 왔었다”며 “전반적으로 디지털 트윈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구체적인 사항들은 앞으로 좀 더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네이버가 가진 독창적인 기술은 대단위 지역을 빠르게 스캔해서 빠르게 구축하고, 그 데이터를 로봇이나 자율주행에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 시티 관점에서 보면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이 빠지지 않고, 지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들, 다양한 IT 기반 서비스들이 확장되는 것들도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다”며 “전반적인 역량을 가진 네이버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보고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1.5km 상공에서 비행기로 촬영한 사진과 MMS(Mobile Mapping System) 차량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해 메가시티 단위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한다. 도로의 경우 차선 단위로 구분할 수 있어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저렴한 구축 비용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백 리더는 “전체적인 프로젝트 비용으로 봤을 때 버추얼 싱가포르 구축 비용(약 700억 원)보다 10분의 1 이하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저희는 사진을 찍어서 그대로 복제하기 때문에 빠르고 싸게 만들지만 그런 정보들을 넣기 위한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던가 하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고 부연했다.
네이버는 빌딩 단위의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기술도 갖췄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날 ‘아크아이’(ARC eye)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출시했다. 아크아이는 매핑 로봇과 백팩 등을 통해 대규모 공간을 고정밀 매핑, 측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쇼핑몰, 공항, 지하철역, 고층빌딩 등 거대한 일상 공간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핵심 기술, 전문 장비,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통합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가 지난 6월 밝힌 아크아이, 아크브레인 기술의 상용화 계획의 일환이다.
윤규환 네이버클라우드 디지털 컨버전스 상품기획팀 리더는 “아크아이는 상당히 고도화됐고 실제 사용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먼저 나오는 것”이라며 “아크브레인의 경우 고도화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한상영 네이버클라우드 전략&기획 총괄 상무는 “네이버의 디지털트윈 솔루션은 글로벌에서도 인정받는 R&D 기술력과 다양한 공간에서 실제 테스트를 거치며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가 모두 집약되어 있다”며 “자체 구축형(온프레미스, On-Premise) 상품이 아닌 클라우드 완전 관리형으로 출시, 별도 설치 없이도 콘솔에서 데이터 프로세싱부터 API 생성까지 지원해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등 차별화를 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