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외국 기술에 도전장 내민 ‘물’ 기업들…“시장판도 바꿀 것”

입력 2022-11-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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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제 물 주간 2022 첫 날…전시회에 68개 업체 및 기관 참여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2’ 가 열리고 있다. 국제물주간은 우리나라의 물 분야에 대한 위상을 높이고 물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 물 분야 전시회·포럼으로, 코로나19로 3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초순수 만드는 기술을 가진 국내 업체가 드뭅니다. 전 공정에 국산 기술이 쓰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수질 정화 약품을 만드는 프라임텍 인터내쇼날의 김웅길 종합연구소 부장은 적극적인 R&D로 해외 기술을 뛰어넘을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190억 원이었던 지난해 매출이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표했다.

‘대한민국 국제 물 주간 2022’의 개회식이 열린 23일,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국내 물 시장에 국산 기계가 부족하다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해 국산화를 넘어서 해외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환경부ㆍ대구광역시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는 물 문제 해결을 위해 글로벌 기관ㆍ정부ㆍ기업이 모여 해결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2016년 처음 시작했고,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3년 만에 열린 행사다.

이번 행사는 크게 포럼과 전시회로 구성됐다. 전시회에는 하ㆍ폐수 처리 및 방류, 초순수, 상ㆍ하수도 시설 엔지니어링 등의 사업을 하는 68개의 기업 및 기관이 다른 업체 및 지방자치단체에 기술ㆍ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려고 참여했다.

행사 첫 날 전시회에는 1000명, 포럼에는 2000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2’ 신동아전자 부스에 초음파 수도계량기가 전시돼 있다. 국제물주간은 우리나라의 물 분야에 대한 위상을 높이고 물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 물 분야 전시회·포럼으로, 코로나19로 3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수도 계량기를 만드는 신동아전자 박종배 상무는 “국내에서 계량기를 수출하는 유일한 회사였는데 코로나19로 열심히 찾았던 해외 판로가 모두 어그러졌다”며 “수출길이 다시 열리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의 발판을 다시 마련하려고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환경 제품이라고 하면서 납 성분이 들어가는 기계가 많다”며 “우리는 유해한 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자체 개발한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규제 기준이 높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산 기술을 수출해 해외 시장을 선도하려는 기업도 있었지만, 외국 기계만 가득한 물 관련 시장에서 전 공정의 국산화를 꾀하는 업체도 있었다.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2’ 한성크린텍 부스에 초순수실증플랜트 모형이 전시돼 있다. 국제물주간은 우리나라의 물 분야에 대한 위상을 높이고 물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 물 분야 전시회·포럼으로, 코로나19로 3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초순수를 만드는 전체 공정을 담당하는 한성크린텍 이정섭 대표는 “현재 초순수는 일본기업이 생산시설 설계를 맡고 있고 국내 업체는 단순 시공에만 참여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초순수 공정설계의 국산화 점유율 100%가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반도체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높지만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아 쉽게 흔들린다”며 “초순수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개별 기계를 국산화하려는 기업도 많아서 곧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초순수(Ultra Pure Water)는 일반 물속에 있는 무기질‧박테리아ㆍ미생물ㆍ용존가스 등을 제거한 고순도 물로 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이다.

반도체는 작은 먼지ㆍ세균에도 민감하다. 반도체 생산에 꼭 필요한 초순수의 품질이 높을수록 반도체의 수준도 높아진다. 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국에 초순수는 매우 중요한 품목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2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2’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국제물주간은 우리나라의 물 분야에 대한 위상을 높이고 물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 물 분야 전시회·포럼으로, 코로나19로 3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업체들은 정부가 물을 홍수‧가뭄 등의 ‘재해’로만 접근하지 말고 ‘산업’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현재 국내 물 산업의 규모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조차 만들어진 것이 없다. 다만 글로벌 물산업 시장은 2017년 7252억 달러에서 2020년 8200억 달러로 성장하는 추세다. 국내 물산업 시장 역시 이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는 추측만 가능하다.

하수처리 필터를 만드는 태영필트레이션시스템 관계자는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관련 사업을 많이 만들거나 투자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프라임텍 인터내쇼날의 김웅길 부장 역시 “정부의 정책대로 기업은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 현재 친환경‧무해한 화학물질을 중심으로 상품이 생산되고 있다”며 “기업이 정책을 뒷받침하는 만큼 정부도 같이 가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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