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노기와 동공개발 ‘조코바’, 일본서 긴급사용승인 받아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공동 개발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조코바'(S-217622)가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허가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국내 생산·공급이 가능한 치료제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방역당국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2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일동제약은 조코바의 국내 사용을 위한 준비를 이어간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11월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국내 허가를 위한 교섭과 기술이전을 통한 생산, 판매 등에 합의했다.
전날 일본 후생노동성은 긴급승인제도를 통한 조코바의 제조·판매를 승인했다. 긴급승인은 유효성을 완전히 확인하지 않은 의약품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감염병 상황은 물론 원자력 사고나 방사능 오염 등 긴급상황에 적용된다.
시오노기는 올해 2월 25일 후생노동성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했다. 이어 긴급사용제도가 신설되면서 6월부터 승인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후생노동성은 임상 2b상까지의 결과 및 임상 3상의 톱라인 데이터를 근거로 조코바를 긴급승인제도의 첫 번째 타자로 결정했다.
조코바는 시오노기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한 항바이러스제이다. 3CL 프로테아제를 선택적으로 저해해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2(SARS-CoV-2)의 증식을 억제한다.
시오노기가 지난 9월 발표한 임상 3상 톱라인 데이터에 따르면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중증 위험 인자의 유무와 예방접종 여부에 관계없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의 5가지 주요 증상(콧물 또는 코막힘, 인후통, 기침, 발열, 피로감)이 개선되는 시간을 위약군 대비 24시간 이상 단축시켰다. 또한, 투여 4일째 바이러스양은 위약군보다 뚜렷하게 적어 우수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확인했으며, 용량과 관계없이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국내에서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머크의 '라게브리오'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모두 글로벌 제약사가 해외에서 진행한 임상 시험을 토대로 사용이 승인된 제품이다. 조코바는 이들과 달리 한국인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는 차별점이 있다. 일동제약은 올해 초부터 국내 임상 2b/3상에 착수해 임상 대상자 200명을 모집·투약했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는 물론 오미크론 하위변이에 관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사실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루에 2번 두 가지 성분의 약을 먹어야 하는 기존 경구용 치료제와 달리 1일 1회 복용으로 편의성도 높였다.
일본 허가당국 통과에 따라 국내에서도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에 대한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구용 치료제들도 해외에서 먼저 승인된 점이 긴급사용승인의 요건으로 작용했다. 특히 겨울철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차별점까지 확보한 치료제란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 볼 만하다.
일동제약은 계약에 따라 시오노기로부터 제조기술을 이전받아 직접 조코바를 생산할 수 있다.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하면 코로나19 먹는 약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이 가능해진다. 다만 초기에는 빠른 공급을 위해 완제를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국내 사용승인에 필요한 준비 등 제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