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 일부 코인 유통량 계획 수정에…‘위믹스 차별 대우’ 무게
과거 재판부, 상폐 차별 주장에 “불법의 평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
위믹스 상장 폐지와 관련한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실제 ‘불공정’이 있었던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고, 이에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28일 ‘위믹스 측의 충분한 소명이 없어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같은 날 위메이드가 이에 대한 반박문을 게시하는 등 갈등이 극에 달하는 형국이다. 한편, 상폐 관련 ‘불공정’은 과거 사례에서 이미 ‘불법의 평등의 실현’ 주장이라는 이유로 받아 들여지지 않은 바 있어, 곧 있을 가처분 신청 결과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명확한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1일 기준, 업비트에서 유통 계획량을 초과했던 코인은 ‘아이큐’, ‘엔진’ 등이다. 현재는 각각 25일과 24일에 유통량 계획이 수정되면서 실제 유통량이 계획량을 초과하지 않게 된 상황이다. 이들 프로젝트의 유통량 계획에는 “프로젝트 측 요청에 의해 2022.11.25(24).일자 수정” 등의 문구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업비트에는 유통 계획 정보가 미제공된 코인이 약 60여 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불공정’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장 대표는 지난 25일 간담회에서 유통량이 상폐를 결정할 정도로 중요하다면 다른 코인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위메이드 측은 가처분 신청을 통한 거래 정상화한다는 방침과 함께 공정위 제소도 예고했다. 상폐 결정이 나올 당시 DAXA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원칙적으로 제재 권한이 없는 DAXA가 담합 행위를 했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이에 대해 업비트 측은 “프로젝트팀이 기간을 두고 적정한 유통량 수정 계획을 제출한다면 업비트는 이를 반영해 수정하고 있다”라면서 “위메이드는 유통량 계획표 수정을 요청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의혹이 제기된 아이큐 등 일부 코인의 유통량 계획 수정은 위믹스 상폐 결정 이전부터 논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DAXA 또한 28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위믹스를 거래 지원하고 있는 회원사 모두가 각사의 기준에 따라 거래지원 종료라는 동일한 결론에 도달했다”라며 담합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16차례에 걸친 소명절차에서 위믹스 측은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고 밝히며 상장 폐지 결정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위메이드 측은 같은 날 오후 “위믹스는 소명을 넘어서서 증명까지 했다”라며 DAXA 입장문에 대한 반박문을 게시하기도 했다. 위믹스는 “실시간 유통량이 약 2억4428만개로, 현재 유통 계획량인 약 2억5571만개 이내”라면서, “DAXA에게는 유통량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든다”라고 밝혔다. 다시 한번 위믹스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주요 쟁점으로 보이는 ‘불공정’이 가처분 신청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과거 사례에서 이미 차별적 상폐에 대한 주장이 나왔고, 재판부가 이를 이른바 ‘불법의 평등의 실현’ 주장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기각된 피카(PICA) 프로젝트 가처분 신청 결정문을 보면, 피카 측 역시 당시 유통량 문제가 있었던 리나(LINA) 코인 등은 거래 지원이 유지된 반면, 피카만 차별적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 대표의 ‘불공정’ 주장과 비슷하다.
당시 재판부는 양측이 제출한 자료를 기반으로 업비트가 피카를 차별적으로 상장 폐지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한 재판부는 유통량 문제에 있어서 리나 코인과의 차별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희상 LKB 변호사는 “해당 프로젝트들(아이큐, 엔진 등)의 계획 수정 협의 시기 등 사실관계에 따라 재판부가 이를 위믹스에 대한 차별적 대우로 볼 가능성도 있다”라면서도, “다만, 재판부가 이를 또 다시 ‘불법의 평등의 실현 주장’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가처분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근본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 이런 잡음이 발생하는 것은, 주식시장처럼 시장을 관리 감독하기 위한 공시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