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줄자 다른 보험사들도 계약 검토 중
금리 상승으로 재보험 가격이 하락하자 보험사들이 다시금 공동재보험에 관심을 두고 있다. 공동재보험은 저금리 환경에서 고금리 역마진 위험에 시달리던 보험사들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기 위한 수단으로 금융당국이 도입한 방안이다.
29일 코리안리재보험은 삼성생명과 약 5000억 원 규모의 준비금에 대한 공동재보험 거래를 체결하고 해당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산이전형 방식으로 계약금은 일시불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애초 IFRS17 대비에 공동재보험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제도 시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입장을 바꿔 코리안리와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2020년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재보험을 통해 역마진을 헤지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 있으나, 헤지 가능 여부를 떠나서 부가되는 비용이 과다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들어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전거래 가격이 낮아져 삼성생명은 비용 측면에서 수지타산이 맞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최대 보험사인 삼성생명이 공동재보험을 활용하기로 하면서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다른 대형 생보사들의 활용 여부도 주목된다. 이미 일부 보험사는 코리안리와 공동재보험 계약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코리안리는 지난 1월 신한라이프와 공동재보험 출재 조건에 합의하고, 2260억 원의 준비금에 대해 계약을 맺었다. 구체적으로는 신한라이프가 보유하고 있는 고금리 확정형 종신 보험 상품의 일부가 그 대상이다.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 계약 인수를 위한 전담팀을 설치하는 등 2018년부터 제도 도입에 대비해왔다.
특히 2020년 7월에는 칼라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내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공동재보험 솔루션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코리안리는 칼라일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공동재보험 시장 확대 시 필요한 담보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자산운용 역량과 글로벌 재보험사업 노하우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