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유우성 보복기소’ 전·현직 검사들 불기소…“공소시효 지나”

입력 2022-11-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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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공수처 제공)

검찰의 ‘보복 기소’ 사건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건 관계자들을 공소시효 완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다.

29일 공수처 수사3부(김선규 부장검사)는 전 서울시공무원 유우성 씨를 기소한 검사들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과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신유철 전 서울서부지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이두봉 전 대전고검장(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당시 주임검사) 등 4명을 불기소 처리했다.

이들은 2010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던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 씨에 대한 동일 외국환거래법위반 고발사건과 관련해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음에도 2014년 5월 공소를 제기해 검사로서의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공수처에 따르면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지난해에 이미 완성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14일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공소제기가 ‘공소권 남용’이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는데, 공소제기일인 2014년 5월 9일을 기점으로 7년이 지난 지난해 5월 8일이 공소시효 완성일이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계속범인지 여부 △대법원에서 공소권남용을 인정할 때까지 공소시효 정지 여부다. 공수처는 이와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는 ‘즉시범(상태범)’이기 때문에 계속범으로 보기는 어렵고,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 정지 또는 배제는 이번 사건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공소시효 완성에 대한 이슈는 공수처 수사가 시작되던 초기부터 제기됐다.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된 걸 알면서도 수사를 진행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선규 형사3부장은 “공소시효가 도과됐는지를 두고 논쟁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수사를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된 부분이다. 공소시효 완성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심의위원 모두가 만장일치로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앞서, 2013년 검찰은 유 씨를 간첩 혐의(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기소했으나 재판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 사실이 드러나 유 씨에 무죄가 선고됐다.

증거 조작 사실이 드러나며 유 씨에 대한 공소 유지가 흔들리자 검찰은 2014년 5월 유 씨를 불법 대북 송금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다시 기소했다. 유 씨가 불법으로 북한에 돈을 보내고 탈북자를 가장해 서울시 공무원에 임용됐다며 2010년 기소유예 처리한 사건을 다시 꺼내 기소한 것이다.

1심은 유 씨의 대북 송금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과거의 기소유예 처분을 번복할 사정이 없다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했다. 대법원도 지난해 10월 유 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만 인정하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권 남용’을 이유로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검사가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해 소추 재량권을 일탈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 씨는 지난해 11월 수사와 기소를 담당한 전·현직 검사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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