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9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 서울지하철이 파업과 시위, 추위 삼중고로 운행에 차질을 겪고 있다.
30일 오전 서울에 있는 곳곳의 지하철 역사에서는 “노동조합 파업으로, 오늘부터 출근 시간(7시~9시)을 제외한 1~8호선 열차 운행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조속한 노사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가 연이어 방송됐다.
전일 서울교통공사 노사의 ‘막판 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을 이유로 2026년까지 1500여 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반면 노조는 감축안 철회와 함께 안전 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을 지나는 지하철 중 1~8호선과 9호선 2·3단계(신논현∼중앙보훈병원)를 운영한다. 서울을 지나는 핵심 노선 대부분을 관장해 시민 불편이 클 것으로 보인다. 파업 기간 지하철 운행률은 평일 대비 △1호선 53.5% △2호선 본선 72.9% △3호선은 57.9% △4호선은 56.4% △5∼8호선은 79.8%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도 다음 달 2일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철도노조에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속해 있어 이날 시작된 서울교통공사 협상이 빠르게 마무리되지 않으면 서울 지하철 전체가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치달을 수 있다.
서울시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대체 인력을 투입하고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시내버스 집중배차 시간을 30∼60분 연장하고 사람이 많이 몰리는 역사에는 전세버스를 배치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의 발을 묶은 건 또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도 지하철 시위를 하고 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와 오후 2시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천막 농성’을 벌인다.
갑작스럽게 닥친 한파도 지하철 운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날 최저 기온은 서울 기준 영하 7도로 전날보다 10도 이상 급하락했다. 서울 전역에 올겨울 첫 한파경보가 내려졌으며, 행정안전부는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바란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