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포르투갈의 약점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날두는 화려한 플레이로 공격의 핵심이지만, 수비에는 전혀 가담하지 않아 ‘구멍’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네덜란드가 처음으로 선보인 ‘토탈사커(전원 공수 가담)’는 현대 축구의 기본으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도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도입한 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전 세계 축구팀들도 선수들에게 기본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최전방 공격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포르투갈의 스타 플레이어 호날두는 예외였다. 이를 두고 포르투갈 팬들과 축구 업계는 불만이다.
호날두가 뛰는 자리인 포르투갈의 오른쪽 측면은 압박이 없다시피 하다. 호날두는 공이 상대 쪽으로 넘어가면 뛰는 걸 멈추고 천천히 걷는다. 이번 대회 2경기 동안 태클과 인터셉트가 한 번도 없었다. 2경기 동안 뛴 거리도 16.54㎞에 불과하다. 함께 전방에 자리 잡은 페르난드스(23.12㎞)와 후앙 펠릭스(18.78㎞)에 비하면 덜 달렸다. 포르투갈이 가나에 허용한 선제골도 호날두가 있는 오른쪽에서 시작됐다.
호날두가 전방 압박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페르난두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이 직접 나서 해명했다. 산투스 감독은 “호날두는 비판을 즐긴다”며 “덕분에 호날두는 활약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팀도 호날두가 움직이는 방향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전략을 구사해볼 수 있다.
포르투갈의 다른 약점은 페널티 지역에서의 소극적인 수비로 꼽힌다. 신체 접촉을 거의 하지 않는 수동적인 볼 경합 자세는 큰 약점이다. 이 약점은 페널티 박스 안 수비에서 훨씬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대인 수비를 위한 명확한 질서가 없고, 상대 득점 찬스를 저지하는데 한발 늦는 모습을 보여준다. 39세 베테랑 수비수 페페(포르투)와 후벵 디아스(맨시티)가 지키는 중앙 수비진은 제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
포르투갈은 이미 2연승으로 16강을 확정지어, 정신력이 다소 풀어진 상태도 공략 대상이다.
실제로 포르투갈 주전 11명은 29일 카타르 알 샤하니야 트레이닝 센터에서 치른 팀 훈련에 모두 빠졌다. 한국과의 3차전에 출전하기 위해 하루 휴식을 줬다는 설명이었다. 휴식은 몸 상태를 회복시키기도 하지만, 운동 감각을 둔화시키는 양날의 검이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최대한 우리 한계까지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포르투갈전을 통해 좋은 팀이 무엇인지, 조직력이 무엇인지 보여주려 한다”면서 “개인 능력이 있고, 강한 팀이기에 높은 레벨에서 경쟁하도록 한계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