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능 성적표 배부…29일부터 정시 원서 접수
오는 9일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배부되면 본격적인 정시 레이스가 시작된다. 대학 정시 모집을 앞두고 상향 지원을 희망할 경우 '정시충원율'까지 고려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5일 진학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정시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의 충원율이 높아지고 고려대, 이화여대는 하락했다.
서울대는 공식적으로 충원 인원을 발표한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충원됐다. 특히 인문계열에서 추가합격자가 크게 늘었다. 서울대 인문계열(나군)과 가·다군 의약계열에 지원했다가 중복합격 한 수험생 중 많은 인원이 서울대를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충원율은 모집인원 대비 미등록 충원(추가합격)이 이뤄진 비율을 말한다. 충원율 100%는 모집인원과 동일한 인원이 충원되었음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중복 합격자가 나와야 충원이 발생하며, 상위권 수험생의 지원 비율이 높은 인기학과에 중복 합격자가 많고 충원율도 높은 편이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인문계열보다 자연계열의 충원율이 높은데, 이는 최상위권 자연계열 지원자 중 의학계열에 중복합격으로 이탈하면서 상위권 대학 내에서 연쇄적으로 충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충원율이 높아지면 실질경쟁률이 낮아진다. 예를 들어 A 대학에서 10명을 모집하는 학과에 100명이 지원했다면 최초 경쟁률은 10대 1이다. 최초 합격자 10명 중 5명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간다면 5명을 충원하기 위해 15등까지 기회가 주어진다. 100명 중 15명까지 합격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경쟁률은 6.67:1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정시에서 최초 경쟁률이 3대 1 미만일 경우 사실상 미달이라고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서강대도 전년도의 경우 최초 경쟁률에 비해 최종 경쟁률이 절반 이상 낮아진 모집단위가 상당수 발생했다. 사회과학부는 5.3대 1에서 2.69대 1, 전자공학전공은 6.05대 1에서 2.05대 1, 컴퓨터공학전공은 6.71대 1에서 1.82대 1로 경쟁률이 절반 내지 3분의 1 이하로 감소했다.
서울 주요 대학 중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대다수 대학의 충원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통합수능의 결과로 분석된다. 통합 수능 첫 해로 예측이 어려웠고 자연계열 학생들의 교차지원 이슈로 전반적으로 상향 지원하려는 추세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상향·소신 지원이 많을 경우 중복 합격이 줄어 추가합격도 감소한다.
모집군 변경도 충원율이 바뀌는 변수다. 지난해 서울대가 모집군을 가군에서 나군으로 변경하면서 연세대와 고려대가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했다. 가·나군에서 동시에 선발하는 성균관대의 경우, 가군에 비해 나군의 충원율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성균관대를 나군으로 지원할 때는 가군에서 연세대나 고려대에 소신 지원하고, 가군으로 지원하는 경우 성균관대가 상향 지원이 되어 나군 대학에는 적정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목표로 하는 대학과 학과에 합격이 보장되는 성적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상향지원을 통해 희망대학에 합격하길 바라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며 "최근 2~3년 정도 입시결과를 통해 대략적인 희망대학과 학과의 경쟁률과 충원율 등을 고려하여 지원 여부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